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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328

영화 '하이 눈(high noon)' (1952) 과 방관하는 자들.

어렸을 적 영화 중에서 인상깊게 뇌리에 남아있는 영화가 한 둘은 있을 것이다. 나에겐 흑백영화인 '하이 눈(High Noon)'이 그러 했는데, 아마 초등학교 때 처음 보았을 듯 싶다. 그 당시 남들 다 가지고 있던 컬러 텔레비젼이 아닌 흑백 텔레비젼으로 보았었는데 이 영화 '하이 눈'은 컬러를 흑백으로 봐야 하는 부담감이 없던 영화이다. 물론 당시에는 이 영화가 흑백인지 컬러인지 알 수는 없었다. ^^ 이 영화가 나에게 깊이 인상을 지어주었던 것은 어린 나에게도 영화 속 주민들이 나몰라라하고 방관하는 모습이 꽤나 인상 깊었었나 보다. 게다가 서부 영화의 그 막강 총질을 자랑하는 주인공과는 다른 불안해 보이는 '게리 쿠퍼'의 인상도 분명 나에게 색다르게 다가왔었던 듯 싶다. '하이 눈'은 1952년도 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카게무샤(影武者, Kagemusha)(1980)

구로자와 아키라(黑澤明) 감독의 1980년 작 영화 카게무샤(Shadow Warrior, 影武者, Kagemusha). 지난번에 본 구로자와 아키라의 "란(乱, Ran,1985)"이란 작품에 이어 작품 이름만 자주 들었을 뿐 여지껏 못보다 이번에야 직접 보게 된 작품이다. 사실 런타임이 무려 3시간 가까이 되는 작품이라 선듯 보기에는 힘든 작품이긴 하다. 그러나 비록 장시간이지만 그렇게 길다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도 있는 작품이다. 스토리를 대충 살펴보면, 일본 전국시대의 최고 명장이라고 알려진 다케다 신겐(武田信玄)의 카게무샤(影武者 : 그림자 무사. 즉, 권력자가 전투 등에서 자신과 똑같은 인물을 내세워 이용할 때의 대리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대적으로는 우리에게는 비극인 임진왜란 발생하기 불..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란(乱, Ran,1985)

* 스포일러 있습니다~ 새벽시간에 장시간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아키라 감독의 1985년작 란은 대규모 전투씬이 있는 대작 영화이다. 이 때문에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중도에 촬영을 그만 두어야 했지만 결국 프랑스 자본의 도움으로 영화를 완성한 작품이다. 이 영화를 조금 보다 보면 왠지 익숙한 스토리 아닌가 싶었는데 아니다 다를까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원작으로하여 시나리오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의 뛰어난 작품성 때문일까 이 영화 자체가 뿜어내는 심오함이 있다. '리어왕'의 원작을 아는 분이라면 궂이 이 영화의 스토리를 말하지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고, 물론 원작과는 등장 인물이라던가 몇 가지 구성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지 않나 싶다. 대강의 스토리는 어느 지방 영주가 어느날 사냥을 ..

음악만으로도 가슴에 와닿는 영화 True Romance(1993)

트루 로맨스(1993)는 한스 짐머가 만든 OST로 더 잘 알려진 영화이다. 감독은 토니 스코트로 유명한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동생이다. 홍콩영화 매니아인 남자 주인공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여자 주연 매춘부 패트리시아 아퀘트와 우연히 심야 영화관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스토리인데, 여 주인공이 작업을 건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우리나라나 허리우드 영화나 매춘부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밤거리 세력과 한판 승부가 필요한 것이고, 크리스찬 슬레이터는 죽일 놈들 다 죽이고 도피에 성공한다는 뻔한 스토리이다. (두가지 결말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내가 본 건 해피엔드) 출연한 배우들도 화려한데, 데니스 호퍼, 발 킬머, 게리 올드만 등이 출연하고 있으며, 여자 주연인 패트리시아..

구로자와 아키라의 1962년 사무라이 영화, Sanjuro(椿三十郞)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의 1962년 작 쓰바키 산주로(椿三十郞: Tsubaki Sanjuro, 영문명 Sanjuro). 유명한 영화 감독이지만 제대로된 작품을 본적이 없었는데 정말 거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흑백 영화이지만 이 영화 요즘 영화보다 더 재미있다. 단순히 재미라기보다는 위트와 센스를 가지고 있는 좋은 작품이다. 자칭 쓰바키 산주로(椿三十郞, 30살 먹은 동백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사무라이 고수가 어느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극 전개는 단순함 이상의 치밀한 플롯을 가지고 있다. 무작정 달려가서 싸우고 그러는 영화는 아니라는 말이다. 며칠 전 견자단의 "금의위"를 보고 포스팅(http://naturis.tistory.com..

과유불급한 영화, 금의위 (14 Blades, 2010)

머리를 식힐 겸해서 오랜만에 중국 무술영화 한 편, '금의위'를 보았다. 역시 중국영화의 장점이라면 정서적으로 거부감이 없다는 것. 같은 동양의 일본 영화보다는 머리에 부담을 덜 주는(?) 편하게 보기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금의위는 각종 무협 만화에서 눈에 익던 소재라 내용 이해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명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 금의위는 다른 중국 황제를 배경으로 하는 무술 영화들처럼 욕심으로 똘똘 뭉친 환관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권모술수로 도망자 신세가 된 금의위의 수장 청룡(견자단 역. 청룡은 사람이름이 아니고, 직위라고 볼 수 있다. 실제 역사적으로 금의위의 수장은 도독이다.)의 모험정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몸이 약간 비대해지고 늙어보이는 견자단, 그리고 역시나 예전의 모..

과거의 잘못은 필연적으로 미래의 상처를 만든다. 영화 Magnolia(1999)

무려 3시간 동안 봐야했던 영화 Magnolia(1999). 너무 길어서 이틀에 걸쳐 시간을 나눠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은 앞 부분은 좀 지루한 맛이 있었다) 그러나, 앞부분 조금만 참으면 더이상 지겹지 않게 영화를 볼 수 있고 마지막에는 뭔가 유익한 것을 가슴 속에 남길 수 있는 영화다. 아마도.. 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Magnolia라는 의미를 알 것이다. 바로 "목련". 그러고보니 이 맘때면 목련이 피려고 서서히 기지개를 펼 시즌이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화를 보면 될 것이고, 간단히 말하면 여러 인물 관계들,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있는 세상살이속에서, 과거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고통받고 사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나 할까. 영화 속에는 죽어가는 TV 제작자와 그가 젊은 시절 버린..

하치 이야기(Hachiko: A Dog's Story) (2009)

주인이 죽은 후에도 10년 가까이 묵묵히 주인을 기다리는 개에 대한 이야기다. 스토리상 그리 특별한 얘기는 없고 개와 인간과의 끈끈한 어떤 연결, 그걸 의리라고 해야할지 충성이라해할지 어떤 신뢰감이라고 해야할지, 동물과 인간의 관계이기때문에 뭐라 정의내리기는 애매하긴 하다. 하치에게 주인은 무엇이었을까? 애인? 친구? 주인? 아니면 절대적인 신? 그러고보면 개만큼 충직(?)한 눈빛을 가진 동물도 없는 듯 하다. 그런점 때문에 사람들은 개를 키우려는 것이고. 인간들은 누군가 특별한 소중한 사람이 죽으면 원든 원하지 않든 시간이 가면 그 사람을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에게 그런 일들이 닥치면 나또한 망각속으로 그 사람을 보내버릴까 두려운 생각도 든다. 때가 되면 언젠가 강아지 한마리 분양해서 키워야..

이 세상의 바보는 다 어디로... , 영화 바보(2008)

밤늦게 영화 '바보'를 보면서 간만에 눈물을 적셨네요. ㅠㅠ 흥행을 못해서 아쉽지만 나같이 가슴으로 느끼며 영화를 본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원작 만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이전에 들은바로는 슬프게 끝난다고 하던데 영화 역시 그러네요. 원작에 충실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만화를 봐야게네요. -_-; 차태현. 엉성한것 같으면서도 연기 참 잘합니다. 그러고보면 한국영화를 찬사의 눈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 차태현의 '엽기적인 그녀' 네요. 전지현 없는 엽기적인 그녀를 생각할 순 있어도 차태현 없는 엽기적인 그녀는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요. 영화를 보면서 내내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어릴적 그 많던 바보들은 어디로 가 버렸는가? 어릴적 시골에 살 때 마을에 두 세명정도는 ..

조지 클루니 여우의 인간 골탕먹이기 - Fantastic Mr. Fox(2009)

귀여운 여우 집안의 브레인 Mr. Fox와 주변 동물들이 인간 농장주들과 벌이는 한판 승부... 뭐, 현실에서야 물론 여우들이 깨깽이겠지만, 이 스톱모션에서는 영화 제목처럼 판타스틱하게 인간들을 농락해가며 인간의 먹을거리를 탈취해간다. 스톱모션(stop-motion)으로서 한달 전에 본 "코렐라인"과 비교하자면 동작의 자연스러움, 캐릭터의 세밀함은 코렐라인이 훨씬 나은 것 같다. 하지만, 판타스틱 Mr. Fox는 처리해야할 장면 씬이 훨씬 많다는 것도 감안해야 할 듯 하다. ▶ 영화 '코렐라인(Coraline)' 포스팅 보기 http://naturis.tistory.com/350 위 사진은 원작 소설과 감독인 Wes Anderson. 원작자인 로알드 달(Roald Dahl)은 Charlie and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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