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high plains drifter (황야의 스트렌져, 평원의 무법자)(1973) : 서부영화와 호러영화 사이

풀포기 하나 없는 사막의 작은 마을 외곽 사막의 아지랭이속에서 방랑자가 말을 타고 나온다..

마을에 들어선 방랑자, 그는 시비를 거는 총잡이 셋을 쏴 죽여버린다..

이 세 총잡이는 (곧 복수하러 올 출옥자들을 막기위해) 마을을 위해 고용된 자들이었다..

주민들은 마을의 최고 강자가 된 이 방랑자에게 철저히 기대려한다.. 출옥자들은 곧 마을에 올 것이다..

방랑자는 (자신의 과거인지 남의 과거인지 모를 ) 참혹하게 채찍에 맞아죽어가던 기억을 떠올린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구경만 할뿐 도와주지 않는다.. 죽어가던 자는 전 보안관이던 '던칸'...

여기까지만 보면... 흡사 게리 쿠퍼의 "하이 눈 (High Noon)"을 떠올리게한다..  철저히 방관하는 자들..

그러나, 이 영화 "high plains drifter" - 우리말로하면 '고지대 평원의 방랑자' 가 제일 적합한 번역이 아닐까 싶다 - 에서는 마을 윗대가리들이 주동하여 과거에 죽어가던 보안관 던칸을 이번에 출옥한 무법자들을 사주해서 죽였고 마을 주민들도 그 사실을 알고있음에 분명하다.. 즉 단순한 방관자와는 다른 일종의 공모자와 방관자의 사이 쯤 된다고 보면 될것 같다.. 

또 다른 영화 "7인의 사무라이" 와도 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총잡이 또는 칼잡이를 고용한다는 점에서...
그러나, '7인의 사무라이'의 마을주민들이 겁이 많고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이라면 이 영화속 주민들은 겁은 많은데 명예와 도덕을 외치며 탐욕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7인의 사무라이 속의 주민들은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목숨바쳐 싸운다.. 그러나, 이 영화속 주민들은 겁쟁이라는 스스로가 만든 치욕을 이겨낼 기회마저 던져버린다..

 

<관련 영화 포스팅>
영화 '하이 눈(high noon)' (1952) 과 방관하는 자들 - http://naturis.tistory.com/528
영화 7인의 사무라이 (七人の侍, Seven Samurai) (1954) - http://naturis.tistory.com/433

high plains drifter 는 다른 서부영화와 또다른 점이 있는데 후반부에 극명히 들어나는 호러적인 분위기다..
방랑자는 마을을 지옥으로 만든다... 마을전체를 빨갛게 페인트 칠하게 하기도 하고...

출옥한 무법자들을 처리하고..
마을 외곽 공동묘지를 지나는 방랑자... 묘지에서 무명의 묘비목에 이름을 새겨 넣고 있던 난장이... 
방랑자에 이름을 묻는 난장이....  방랑자 왈~ "넌 내 이름을 이미 알고 있다" ...   난장이가 묘비목에 새겨넣던 이름은 "던칸".... 
묘지를 지나 평원 사막에 피어나는 아지랭이 속으로 말을 타고 사라지는 방랑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다른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특히나 이 영화 속에서 방랑자(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절대 웃지 않는다..
약자(인디언, 멕시칸, 난장이)에게는 아량을 베푸는 면도 있지만, 반면에 강자에게 붙어다니며 꼬리치는 여자(아마도 창녀)를 강간하기도 하고 위선적인 마을 주민들에게는 냉혹하게 대한다..  

종반부에는 음악 부터가 호러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설마설마 했는데 방랑자는 죽었던 전 보안관 던칸이 맞다... 다만 그가 유령인지 아니면 무덤속에서 기어나와 살아난 사람인지는 확실치는 않지만.... 던칸과 방랑자의 얼굴이 다르다는 점(설마 성형수술은 아닐테고), 아지랭이 속에서 나와 아지랭이 속으로 사라진 방랑자의 모습을 볼때 유령이 맞다...

유령내지는 호러 분위기가 나는 서부영화는 드물다.. 그래서 더욱 독특한 느낌의 서부 영화가 아닌가 싶다..
작품성에서는 명작인 "하이 눈"과 "7인의 사무라이"에 비견될 바는 아니다.. 
그래도 서부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둘 만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미리 얘기를 안했지만 감독도 클린트 이스트 우드 자신이다.. )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젊은 시절은 필름속 말고는 더 이상 볼수는 없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추천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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