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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롤 헌터(Trolljegeren, The Troll Hunter, 2010) - 노르웨이의 트롤을 찾아서

Naturis 2011. 9. 3.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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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으로 노르웨이 영화를 보았네요.
(주의 : 스포일러 좀 있습니다.. 그래도 영화 보는데 큰 훼방은 아닐듯 싶습니다.. )

트롤 헌터(Trolljegeren, The Troll Hunter)라는 제목으로 딱 듣기에도 괴물 영화라는 것이 짐작이 갈 겁니다..

혹시 트롤이 뭔지 모르는 분들이라면 반지의 제왕의 그 큰 괴물을 떠올리면 될 겁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수많은 작은 괴물(사람보다는 크죠)은 오크, 드문 드문 나오는 큰 괴물은 트롤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겁니다..

이 영화 기본 스토리를 아주 간략하게 얘기하면..
노르웨이에서 곰밀엽꾼을 취재하던 일단의 젊은이들이 알던 그 곰밀엽꾼은 사실 노르웨이 정부와 관련된 트롤 사냥꾼...
같이 트롤을 취재하고 사냥하러 다닙니다..  (그 이상 스토리는 생략.. )



혹시 네이버 평점을 보셨으면 아셨겠지만 높은 점수는 아닌데, 그 이유는 아마도 헐리우드 스타일의 괴물 영화를 기대했던 분들의 실망에 비롯된게 아닌가 추측을 해봅니다..
영화내용이 취재팀에 의해 찍힌 필름 내용이므로 이 영화의 스타일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영화 "클로버필드" 스타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 영화의 특징이 특징이 괴물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인색하고, 의외로 긴장감이 떨어지죠.. 답답하기만 하고요..

그래도 이 영화 제법 흥행에 성공했고, 미국에서도 개봉했으며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될지도 모른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영화에 보면 트롤 사냥꾼이 취재팀에게 자꾸 "크리스챤이 아니냐?"고 물어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트롤이 크리스챤의 피와 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그 점이 의문이었습니다..

왜 트롤은 크리스챤을 싫어하는 걸까?

대략 이리저리 국내외 인터넷 검색해본 결과는 이렇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좀 있겠지만 트롤은 바이킹들의 영토로 알려진 북유럽 신화 속의 괴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 영화가 만들어진 노르웨이도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딸려있구요..

앞에서 언급했든이 반지의 제왕에서도 흉칙한 괴물로 나오는 이 트롤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합니다.. 좋게 봐줘봐야 숲의 수호자 정도의 이미지..

북유럽 신화속의 요툰이란 거인족이 트롤과 오버랩 되는 이미지인데 거의 같은 생명체이지만 트롤이 좀 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다고 보면 됩니다. 
요툰( jötunn , jotunn , jotun )이란 거인은 북유럽 신화속에서 신들에게 대항하는 존재죠.. 
혹시 영화 "토르" 를 보셨으면 거기에 나오는 얼음 거인(frost giant)이 요툰입니다.. 그리고, 그 거인이 사는 곳이 요툰하임(jotunheim)... 
신들이 사는 아스가르드(asgard)와 신들과 다투는 거인들이 사는 요툰하임... 그렇게 보면 됩니다. 

얘기가 길어졌는데, 트롤이 크리스챤의 피를 싫어한다는 것은 북유럽 전설로 내려왔고 여러 문학작품 속에서도 언급되었습니다..
그럼 왜 트롤이 크리스챤을 싫어하냐?
사실 정확한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거의 확실한 정답은 있습니다.. 역사에 대해 아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짐작하실 겁니다..

중세에 북유럽에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북유럽 신화속의 존재들은 찬밥신세가 되버린 거죠..
그 중에서도 거인들의 이미지는 더더욱...
그래도 기독교가 들어오긴 전까지는 경외의 대상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기독교 개종이후에는 숲속에 쫒겨나 숨어사는 괴물, 나아가서는 악마의 이미지로 확 바뀌어버린거죠..
그러니 트롤이 크리스챤을 싫어하는 건 당연한 거죠.. 제가 정답은 없다고 했지만 이게 정답이 맞을 거라고 본니다..
사실 유럽에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원주민(켈트 족, 게르만 족, 노르만(바이킹) 족 등)의 수많은 전설적인 존재(요정이라 부르든 괴물이라 부르든..)가 악마적 존재로 탈바꿈 한게 사실이긴 합니다..
언듯 기억나는 것으로 그렘린이나 가고일이 생각나긴 합니다..
우리식으로 치면 도깨비가 순식간에 악마가 되버린 경우라고 보면 됩니다..
기독교 전래 이전에는 트롤과 같은 존재들이 사악하게만 비춰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위 사진은 반지의 제왕속의 트롤입니다... 기독교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이다보니 트롤도 좋게 나올리가 없죠.. 악의 하수인으로 나옵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그럼 마칠때가 됬죠? ^^;

헐리우드 스타일의 괴물영화를 기대한다면 재미없고 좀 지루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다지 무섭거나 놀랍지도 않구요..  놀랍긴 봉천동 귀신이... ㅋㅋ

노르웨이 영화라는 생소함을 느껴보고싶지는 않나요? ^^;  아니면 노르웨이어 공부겸해서?
그래도 형편없는 영화는 아니고요, 그럭저럭 볼만은 합니다.. 소재의 신선함도 있구요. 그래서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를 검토해보는 거겠죠.. 
어쩌면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면 좀 더 재밌게 만들지도 모르겠네요..

p.s 혹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으면 지적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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