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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era Cruz(베라 크루주, 베라 크루수)(1954)

Naturis 2011. 9. 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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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동부 멕시코만에 위치한 베라 크루주... 물론 자동차 이름이기도...

이 오래된 서부영화, 인터넷 누군가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첨 들어본 영화입니다..
그래도 게리 쿠퍼가 나온 영화라서 더 관심이 갔기도 하구요..
사실 게리 쿠퍼 영화라고 해봤자 "하이 눈(High Noon)"을 본 게 유일하긴 하네요..

 

<관련 포스팅>
영화 '하이 눈(high noon)' (1952) 과 방관하는 자들 -  http://naturis.tistory.com/528


영화는 황제군과 반군(공화국군) 사이의 멕시코 내전중 베라 크루주로 수송되는 금화를 탈취하려는 미국 총잡이들 얘기입니다..
예상을 하긴 했지만 미국인들이 멕시코인들을 좀 우습게 보긴 하죠..



결론적으로 말하면.. (네이버 영화 평점이 8점 정도로 비교적 높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볼때는 그다지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플롯이 약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 총격신이 볼만한 것도 아니고 별다른 러브 스토리 라인도 없습니다..
중반에 엄청난 사격술을 보여주는 장면은 너무 어설픈 영상효과를 보여줘서 좀 아연실색하기도 하고요..
영화 배경이 역사적인 내용과 관련이 깊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대한 이해가 담긴 영화라고 보기도 뭐하구요...

영화를 제대로 알려면 멕시코 역사에 대해 조금은 알 필요가 있는데요...
영화 속에는 황제와 프랑스 창기병이 나오는 등 몰랐던 역사의 한 장면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사실 멕시코 역사하면 떠오르는 점이 가난과 독재, 핍박, 그리고 (스페인의) 식민, (미국의) 간섭 등의 이미지입니다..
그 역사속에 짧은 기간이나마 황제가 있었고 프랑스 군이 주둔한 적이 있었는데 이 영화가 그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막시밀리안 1세 (Maximilian I of Mexico, 1832~1862).. 영화 속에서 잠깐 나오는 멕시코 황제입니다.
당시 멕시코 상황을 보면..
멕시코 공화국이 채무를 지자 프랑스 나폴레옹 3세(나폴레옹 1세의 조카)의 군대가 침략하여 멕시코 귀족들의 지지와 플레지비트를 통해 막시밀리언 1세를 옹립하게 됩니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족이자 해군 장교였던 막시밀리언은 처음에 황제직을 거부하다가 나중에는 승락했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족이라고 했는데 자세히 말하면..  막시밀리안의 아버지는 오스트리아 합스브루크 왕가의 대공작(archduke)이었지만 자식들은 각각 오스트리아 황제(Franz Joseph I of Austria) 와 멕시코 황제( Maximilian I of Mexico )가 됬습니다..
그리고 막시밀리언의 조카(오스트리아 황제의 아들)는 제1차세계대전에서 암살되어 전쟁의 시발이 되었던 오스트리아의 황태자(Archduke Franz Ferdinand of Austria, Archduke of Austria-Este, Austro-Hungarian and Royal Prince of Hungary and of Bohemia )입니다..

그리고, 막시밀리안의 어머니는 나폴레옹 1세의 두번째 부인 Marie Louise, Duchess of Parma 과 자매지간입니다.. 즉, 나폴레옹 1세가 막시밀리안의 이모부가 되겠습니다...
참고로 당시에 나폴레옹 2세(나폴레옹 1세의 아들이며, 막시밀리안의 외사촌)와 막시밀리안의 어머니의 사이에서 막시밀리안이 태어났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역사가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보고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프랑스 황실에도 배경을 가지고 막시밀리안이 나폴레옹 3세 군대의 힘으로 황제가 된것은 괜한 우연이 아니었던 거죠..
(이 멕시코 황제국은 각국의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옆나라 미국은 남북전쟁 직후였으며 먼로주의이 있던 때라 지지는 커녕 멕시코에 간섭하려 들었고요.. )

결론적으로 말하면 막시밀리안 황제는 공화파 군대에 밀려나 35세 나이로 처형당하게 됩니다..

막시밀리안 황제가 외세의 힘으로 세워진 왕정이었다고는 하지만 역사학자의 평가는 생각보다 좋은 편인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이상주의자였던 막시밀리안 황제가 빈자들을 위한 정책을 시도했다는 점.. 
(농민들을 위한 토지개혁 시행으로 교회와 지주들의 반발을 샀는데 이중에는 지주들의 대토지몰수 정책이 섞여있었습니다..  다만, 영화속에서는 막시밀리안 황제에 대항하는 공화국군이 농민들로 구성되어 있는 걸로 나옵니다... )
아동 노동시간 제한, (부자들의 기부에 의한) 빈민을 위한 기금 마련 등의 정책을 쓰려했다는 점...
내전 막바지에 국외로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자신의 지지자들을 버릴 수 없다며 끝까지 멕시코에 남으려 했다는 점...

이런 이유에서 인지 막시밀리안 황제가 공화국 군에 사로잡혀 처형당할 위기에 처하자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 이탈리아 통일의 주역 가르발디 등이 구명운동을 했다고 합니다.. 

 

 

 

 



에누아르 마네(Edouard Manet) 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Execution of the Emperor Maximilian)" 이란 그림도 있습니다..
사살당하는 남자중 모자 쓴 이가 막시밀리안 황제겠죠..


이상 당시 멕시코 시대 상황에 대해서 대충 알아봤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 아마 이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생소하실 겁니다.. 
영화속에서 황제와 귀족들, 그리고 프랑스 창기병들이 나오는 장면은 더 생소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옆나라 미국은 서부활극시대인데 창기병이 돌아다니니... ㅎㅎ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그 시대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심스럽고... 
영화 자체도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으며... 상황도 찔끔찔끔하고 영화에서 뭘 말하려는지가 어정쩡하다는 겁니다.. 
주인공의 행동도 황금 사냥꾼이면서 황제군과 반군(공화파)을 왔다갔다하면서 총질이나 해대는데 신념도 없어보이는데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처럼 쿨한 맛도 없고.. ..  전체적으로 어정쩡한 행동들만 보이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네요... 
로맨스는 제대로 할려면 하던지 좀 짜증나고요...
어쨌든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의견이고 서부영화로서는 영 아니올시다 입니다.. 즉, 비추....
다만, 멕시코 역사에 대해서 조금 공부하게 됐긴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