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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 플레인(The Burning Plain)" (2008) - 상처와 치유의 영화

Naturis 2011. 2. 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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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강하게 있음~

영화를 봐도 좀 여운이 남고 할 말이 있는 영화가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영화가 있다..
영화를 자주 보지만 영화가 좋았던 나빴건 리뷰를 하고싶은 마음이 드는 영화는 체 절반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만큼 그저그런 영화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 영화 버닝 플레인은... 영화 배우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 ) 때문에 고른 영화다.. 최근작이고 포스팅한 적이 있는 윈터스 본(Winter's Bone)에서의 열연이 인상적이어서 보게 된 작품이다...  
단, 윈터스 본과 마찬가지로 18세 금인 영화이다...


괜찮은 영화일거라는 짐작만 했는데 역시 예상대로 좋은 작품이다...
영화 초반에 동시에 여러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 같은.. 혹은 시간 순서가 뒤봐뀐 것인지도 모른다는 추측만 할 수 밖에 없는 서로 다른 상황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성공한 레스토랑 주인이지만 생활이 (성적으로) 문란 또는 자유분방(?)한 실비아(샤를리즈 테론 분)의 스토리..
각각 바람난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캠핑카에서 정사중 가스폭발로 사망해 버린 10대소년의 이야기.. (어머니와 형은 죽은 아버지를 증오한고 있다.. 반면에 소년은 아버지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비행기를 조정하며 농약 살포를 하는 아버지와 그의 딸 마리아의 이야기...

초반에 이렇게 전개되는 스토리 상에서는 시간 순서도 모를뿐더러 그들이 어떻게 만날까 궁금하기만 하다..

중반에 가면 스토리가 조금씩 뭉쳐지기 시작해서 마지막엔 하나의 이야기 임을 알 수 있는데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럴수는 없고... ^^;
영화를 진지하게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더 이상 읽지 말고 그냥 나가는 걸 권한다... 나라면 그럴 것이다..




그럼 중반에는 어떤 스토리 전개가?
실비아는 계속남자를 바꿔가는데 얼핏 나쁜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한 남자만은 그녀를 따라만 다니기만 할뿐 정작 그녀를 도와주고 그녀의 집안으로 인도를 받지만 그녀의 몸을 원하지는 않는다..
한편, 소년(산티아고)은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아버지(닉)와 같이 죽었던 여자의 남편으로부터 저주의 말을 듣지만 관심은 그 남자의 딸(마리아나 : 제니퍼 로렌스 분)에게 쏠려 있다.. 소년은 소녀를 만나 죽은 아버지(닉)와 소녀의 어머니(지나 : 킴 베신저 분)의 관계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관심사는 소녀에 있다.. 소녀도 그것이 싫지는 않다.. 소녀의 아버지가 그들의 관계를 알게되면 소년은 죽은 목숨....
과거의 장면에선 닉과 지나의 만남과 정사가 이어진다...
또 한편, 비행기 조정사인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에선 아버지가 비행 사고로 추락해서 병원에 입원한다.. 아버지는 동료(실비아를 따라다닐뿐 그녀의 몸을 원하지 않던 그 남자다..)에게 자신의 딸을 어머니에게 대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그렇다, 처음에 꽤재재한 그 남자가 원하던 것은 모녀 상봉이었던 것이다... 즉, 실비아는 마리아의 어머니였던 것이다.. 그런데, 마리아는 어머니 실비아를 만나길 원하지 않는다.. 마리아가 태어난 직후 실비아가 떠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설득해서 모녀 상봉의 기회가 오지만, 이번엔 실비아가 딸 마리아를 보고 도망쳐 버린다..
그리고, 실비아는 자신과 정사를 하던 레스토랑 유부남 요리사와 도망치자고 하지만 그가 답변을 유보해버린다...



이야기의 후반...

한편, 닉과 지나의 죽음후의 마리아나와 산티아고는 사랑하게 되지만 마리아나의 아버지가 그 사실을 알게되어 야반도주해 버린다.. 그것도 마리아나가 임신한 상태에서....  아버지는 그들을 잡으러 가지만 도로 중간에 멈춰 흐느낄뿐 그들을 저지하지는 않는다... (사실 지나의 남편은 임포턴트(impotent)였고 지나와 정사중에도 자신을 자책하며 미안하다는 말밖에 못한다.. 반면 지나는 유방암으로 인하여 한쪽 가슴이 없다... 그것이 그녀에게는 수치였으며 그것을 닉에게는 숨기려 하지만 닉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불분명하지만 어쩌면 지나가 불륜을 저지른 이유가 남편이 그녀의 없어진 가슴으로 인하여 성적 매력을 못느낀다고 생각해서인지도 모르겠다...  )

(시간 순서상 과거속의) 소녀 마리아나는 어머니 지나와 닉의 외도를 눈치채고 그들이 캠핑카에서 정사하는 장면까지 목격한다..
마리아나는 어머니 지나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하여 지나와 닉이 있는 캠핑카의 가스 배관을 고장내서 불이 나게 만들어 버린다.. 정사중이던 닉과 지나에게 작은 복수를 하려던 것이 그만 가스 폭발로 이어져서 둘은 정사중 즉사한다...



또 한편, 이제 실비아는 그녀의 딸 마리아는 약간의 화해를 한다.... 이제야 그녀가 마리아나 임이 영화에서 밝혀진다...그렇다, 그 다친 조종사가 산티아고 이고 마리아나(실비아)가 떠난이후 홀로 마리아를 키워왔던 것이다..
모녀(마리아나, 마리아)간의 약간의 화해후 산티아고를 만나러 병원으로 간 마리아나(실비아)...
다리를 자를 수 밖에 없는 의식불명의 산티아고와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마리아나는 자신이 산티아고의 아버지와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다고 말하며 흐느낀다... 산티아고마저 죽으면 딸아이를 제대로 쳐다볼 자신도 없는 자신은 어떻게 도피를 하느냐며...^^;



얼마후 숙소에서...  다시 자신들을 떠날거냐고 묻는 마리아... 대답없는 마리아나...
다음날... 마리아에게 용서를 구하는 마리아나... 그녀는 자신을 닮은 마리아가 자신의 상처를 그대로 이어받을까하는 두려웠다고 말한다..
병원에서... 산티아고의 상태 호전으로 다리를 자르지 않아되 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는다... 
(어쩌면 다시 도피할 기회가 생긴지도 모르는 마리아나...)
마리아는 마리아나에게 병실에 같이 들어가자고 말한다... 잠시 주춤하던 마리아나... 그녀를 부르는 마리아에게 발길을 옮겨 병실로 들어서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너무 자세한 스토리 설명이 되어버렸다.. 이럴 의도는 아니었건만...^^;

이 영화는 자신이 만든 상처로부터의 도피와 치유를 위한 귀환의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영화 속에서 상처가 큰 의미를 갖는데...
돌조각으로 자신의 허벅지에 줄을 그으며 상처를 내는 실비아(마리아나)..
그리고, 라이터로 손목에 스스로 화상을 입히며 아픔을 모르는 마리아나... 이때 마리아나는 그런 라이터 화상을 산티아고에게 똑같이 권한다... 서로를 기억하기 위한 일종의 의식으로서...
그런데 마리아나에게 그 상처는 산티아고를 위한 상처가 아니라 자신의 과오와 기억으로부터의 도피로서의 의미일 수도 있고...
어머니(지나)와 똑같은 상처(지나의 경우에는 유방암 수술자국으로 없어진 가슴의 상처)를 만들기 위한 무의식속의 행위일 수도 있고...
반면에 딸(마리아)의 이마에 있는 상처에서 동질감을 느끼는 모티브이 역할을 한 것으로도 보인다..
어머니를 죽인 것에 대한 두려움과 죄책감 그리고 도피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생기는 것은 늘어가는 상처일 뿐이다...  

사실 이에 대한 답은 영화 후반쯤에 닉과 지나가 캠핑카에서의 사랑을 나누며 하는 대화에서 이미 나온 듯 하다..
지나는 성형수술로 새로운 가슴을 갖고 싶어 한다...
그에 대한 닉의 대답은... 죽음과 싸워 이겨낸 상처야말로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상처는 덮어두고 새로 시작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 자체로서 어려움을 이겨낸 승리의 기억으로서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닉과 지나의 이 대화 후 가스 폭발....-_-;



흥미로운(?) 사실은... 두 여자(지나와 마리아나)가 연인인 두 남자(닉과 산티아고)에게서 치유를 받았다는 것...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이라는 상처를 피하려고 하는 마리아나(실비아)는 그녀를 기다리는 산티아고와 마리아에게서 상처 치유의 힘을 얻는 듯 보이고.....
그 이전에 지나는 닉에게서 상처를 치유받은 듯하다... 즉, 유방절제 수술로 생긴 물리적 상처자국과 마음의 상처자국을 치료해준 것은 닉이다..
(자신의 가슴을 보여주며 부들부들 떨던 지나 역의 킴 베신저의 연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녀의 심정이란 뭐랄까, 극도의 두려움? 아마도 여자로서 극복하기 어려운 것일 듯... )

영화를 보고나면 자주 느끼는 것인데... 좋은 영화는 두번 보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한번 보면 모르지만 두번 보면 배우의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의 의미가 새롭게 이해 된다는 것이다.... 단지 시간이 문제일뿐이지만..ㅋㅎ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영화 리뷰를 해보았다... 제대로인지는 모르겠고 몇 명이나 읽어볼지도 모르겠지만...ㅋㅋ
영화 내용도 좋았고, 여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던 이 영화.. 꼭 한번 보길 권한다... 
비슷한 느낌의 영화로 마그놀리아(Magnolia)가 있는데 그 영화도 같이 보면 좋을 것 같다... 둘다 좋은 영화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 버닝 플레인이 더 좋다...

그나저나, 흠냐... 갑자기 딸아이가 하나 있었으면 싶은 생각이 든다.. 결혼도 안한 놈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