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야기/경제의 이해

4대강과 매몰비용

Naturis 2010. 7. 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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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비용(sunk cost) 이란?

지출한 뒤에는 다시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경제학적으로 볼때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이미 지출되었으나 회수가 불가능한 매몰비용은 고려하지 말아야 합니다.
즉, 매몰비용은 다시 돌려받을 수 없으므로 고려사항이 되어서는 않됩니다.

예를들어, 철수와 영희는 극장에 가서 표를 구입한 후  코미디 영화를 보러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둘은 영화가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영화를 끝까지 봐야할까요, 아니면 그만보고 나와야 할까요... 이 경우 이미 지불한 극장표값은 다시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에 당장 나거서 다른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그리고 그 표값은 매몰비용이 되는 것이고요...
그러나, 보통의 경우 사람들은 돈이 아까워서 영화를 끝까지 보기 마련입니다... 아마 저라도 그럴것 같습니다...

또 다른 예로, 삼성전자가 A 핸드폰을 개발하는데 여지껏 100억원이 들었는데 앞으로 이 제품을 개발 완료하려면 200억원이 추가로 든다는 사업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개발 완료후 핸드폰 판매로 얻는 수익은 100억 밖에 안 된다면 이 개발은 포기해야 합니다...
이때 이미 투자한 100억원은 매몰비용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매몰비용의 예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의 예처럼 극장표처럼 작은 돈이 문제되는 경우라면 다행이지만,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매몰비용에의 집착이라는 함정에 빠져 각종 사업이나 투자에서 실패를 하기도 합니다... 도박에 빠진 사람의 심정이랄까요..

그나마 기업체는 돈에 민감하기때문에 매몰비용의 함정에서 상대적으로 빠져나오기 쉽습니다. 적어도 경제적으로 매몰비용의 위험성을 따지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지만, 정치와 정치인들의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정치라는 것은 꼭 경제적 비용만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사업일 경우 정치적 결정을 하기 마련입니다...(말은 "국민통합을 위해, 미래를 위해, 국민을 위해..."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치적 결정입니다만... 사실은 밀실 결정에 의하며, 이권자들간의 타협에 의해...대국민 사기와 부정한 결탁이 판을 치기 마련입니다... 일종의 정치적 수사로서 더블 스피크(double speak)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치적이라는 말....  참 애매하고 무섭습니다....

쉽게 말해 정치적 결정이 따르는 사업의 경우 경제적 효과만을 따질 수 없고, 경제적으로 증명하기도 어려운 사업이 많기 때문에 매몰비용을 무시하지 않고 돈을 쏟아붇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MB정권의 4대강(사실상 한반도 대운하... 이것도 더블 스피크...) 사업의 경우 경제적 타당성이나 환경적 타당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사업으로 유명하지요... 무작정 빨리 돈을 투입해야 합니다....  그래서 매몰비용이 커져야 사업을 중단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쏟아부으면 찬성하는 사람이든 반대하는 사람이든 집착이라는 함정에 빠져 섣불리 중단하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이런 일이 기업체에서 발생한다면...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보고 즉시 중단할 결단을 내리기가 한결 수월하겠죠.

4대강의 경우 1차적으로 불필요한 곳에 돈을 쏟아붇는 감이 있지요... 대표적으로 홍수 등의 수재해 피해는 4대강과 같은 거대강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소규모 하천에서 발생하며... 낙동강 골재 채취의 경우 몇 십년간 두고두고 조금씩 채취할 골재를 4대강 정비를 기해 한꺼번에 채취하여 4대강 정비에 들어간 비용을 만해해보겠다는 것인데, 이런 골재를 채취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기업이 많은지라 골재채취가 끝나면 더 이상 채취할 골재가 없어서 문닫아야 합니다. 더구나, 이번 4대강 정비로 인한 낙동강 골재 채취 수익의 대부분은 4대강 사업자인 대규모 건설업체들의 몫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얼마전인가 경북의 한 골재 채취업체 사장이 자살을 했었죠... 4대강 정비이후 빚만 늘어가므로...
따지고보면, 줄어드는 복지예산으로 4대강 정비를 하면서 이득은 일부 대기업이나 일부 토지보상자 또는 누군가(?)가 가져가는 ... 일종의 부의 이전이 실행되고 있다고도 보여집니다.... 서민들은 배고픈데요... ㅠㅠ

문제는 환경적 손실은 경제적으로 규명하기가 쉽지도 않거니와.... 정부에서는 제대로 환경평가 한번 못하고 서둘러 사업을 강행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손실이 있던 없던, 의심나고 반론이 많으면... 더 시간을 갖고 검토를 해야하는데 선결정후 마구마구 밀어붙인다는 것이죠... 나중에 잘못된 사업이라고 판단되면 돌이킬 수도 없는 상황이 오거나 추가 비용이 더 들수도 있는데 말이죠... 충분히 타당성을 검토하고 만약 판단이 안서면 현상유지후 후대에 더 좋은 기술로 판단을 내려도 늦지 않을 터인데, 무조건 뜯어고치는 방향으로 결정을 합니다....자신의 돈으로 국가사업을 한다면 그렇게 쉽게 결정을 할 수가 있을까요?

그런가하면, 어쩌면 나중에가서 누군가 서울의 청계천을 본받아 엄청난 양의 수돗물을 4대강 상류에서 쏟아내는 짓거리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강의 기능을 못하는 청계천... 이게 무슨 성공한 강인가요? 엄청난 예산을 들여 맑은 수도물만 흘려보낸다고 강이 살아난건가요... 그렇다고 실제로 살아난것도 아니고 녹조현상이니.. 물고기를 풀었느니...다 인간이 자연에 장난질 하는 것이지요... 어찌 눈에 보이는 물만 보고 성공한 환경정책이라고 판단을 하는 건지...
전대 시장을 본받아서인지 현 시장은 한강에 인공섬이나 짓는데 열심입니다.... 그렇지않아도 수많은 다리가 놓여있어 보기싫은 한강을 그냥 좀 놔두면 안되는 걸까요?
그래도 당선되는 걸 보면 대중은 우매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진흙탕에 빠진 돼지꼴인줄은 모르고요...





포스팅이 좀 감정적으로 흘렀나요.... 하긴 논문쓰는 것도 아닌데요....
각설하고, 대규모 국가 사업에는 매몰비용을 고려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인들도 매몰비용에 대해 잘 압니다...
현 정권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김대중정권과 노무현정권의 새만금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그나마 국민과 대화를 한다는 정권하에서도 매몰비용의 함정에서는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고민하는 척은 했으나 쏟아놓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확실히 사업중단을 하지는 못한 것입니다.


몇년 전엔가...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말하길...

"경인운하, 되돌리기엔 매몰비용 너무 많다"  고 했습니다...
이말을 풀이하면.....' 이미 많은 돈을 경인운하에 쏟아 부었다. 어떻게 중단하냐? '......
중단하면 왠지 헛돈 날린 것 같지만.... 공사를 계속하다간 헛돈을 더 날릴 수 있다는 것을 모르나 봅니다...
마치 아파트 계약후 부동산 경기침체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사람이 계약한 아파트를 어쩔 수없이 구입하려고 하는 마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계약금만 날리면 5천만원 손해지만, 아파트를 사면 1억원 손해 볼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물론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절대 안 믿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구입에 도박해서는 안됩니다....)

차제에 자기돈 아닌 국민의 세금으로 자신들만의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정치인들을 위해 사후 평가 제도를 내려 그들로 하여금 책임을 지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함부로 독단적인 사업강행을 못하도록 하기위해....

저도 이렇게 포스팅을 하지만은 제 인생에 있어서 매몰비용에 집착하는 실수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럽네요... 버릴 건 버리고 현재와 미래만을 봐야하는데요....

p.s 어쨌거나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날이 너무 덥네요... 컴터 열기 때문에 제 방을 벗어나면 남극처럼 느껴집니다... 더위 먹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