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야기/경제의 이해

사목지신 (徙木之信)과 국민의 신뢰

Naturis 2009. 12. 2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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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지신(徙木之信) 또는 이목지신(移木之信) 이란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秦)나라의 유명한 재상 상앙(鞅)과 관련된 고사입니다. 상앙이 백성들이 가지고 있던 국법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 남문 저잣거리에 3장 높이의 나무를 세우고 그 것을 옮기는 사람에게 십금을 주겠다고 했으나 아무도 옮기려는 사람이 없자, 오십금을 다시 주겠다고 하였더니 그제서야 옮기는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즉, 상앙은 국법이 백성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방법을 썼던 것이죠. 상앙의 엄격한 법치주의로 진나라의 전국통일로 가는 틀이 만들어진 것은 물론이고요.

조금은 다른 경우이지만 경제학에 "최적정책의 동태적 비일관성"이란 말이 있습니다.
최적정책의 동태적 비일관성이란 정부가 각 상황에서 최적의 정책을 실시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재량적인 최적정책은 일관성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경제학계에서 케인즈 학파의 재량정책을 비판해서 나온 말로서 새고전학파의 주장입니다. 쉽게 구분해서 케인즈 학파는 정부의 적절한 개입에 의한 재량을, 새고전학파에서는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자유시장주의 정책을 지지합니다.)



예를 들면, 어느 정부에서 '절대로 비행기 납치범과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최적정책을 발표하고, 테러범이 만약 그 정책을 신뢰한다면 정부정책은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비행기 납치 사건이 발생하고 테러범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 비행기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한다면 그때는 테러범과 협상하는 것이 최적정책이 됩니다.
따라서, '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래의 최정정책은 테러발생후 유지할 수 없게되어 정책의 일관성이 없어지게 됩니다. 결국, 일관성 없는 정책이 반복되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없어지게 됩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테러범과는 절대 협상하지 않는다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중동정세상 이스라엘 비행기의 납치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이스라엘 비행기의 납치가 일어나는 경우가 없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테러범의 입장에서는 납치해봤자 자신들의 요구를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죠. 물론 비행기 납치 폭파가 직접 목적이라면 상황이 다르겠지만요.

어쨌든 최적정책의 동태적 비일관성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그 때 그 때의 재량적인 정책보다는 준칙에 입각한 일관적 정책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둘 중 어느 정책이 항상 맞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최적정책의 동태적 비일관성"이라는 경제 용어로부터 정부의 일관된 정책의 일관성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사목지신의 고사와 '최정정책의 동태적 비일관성'의 예에서 국민의 신뢰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들, 특히 4대강과 대운하, 행정수도에 관한 국민의 신뢰도는 몇 점이나 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