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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스피크(doublespeak, doubletalk)와 대중 기만

Naturis 2010. 6. 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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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스피크(doublespeak, 우리말로는 '이중화법')는 의사를 소통하려고 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언어 전달이다. 

나쁜 것을 좋게,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으로, 불쾌한 것을 매력적인것으로(또는 적어도 용인할 수 있는 정도로) 말을 바꾸어 표현하는 것이다.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혼란을 주기 위해서도 사용한다..

책임을 피하거나 변경하고 부인하기 위해서 이런 표현을 사용한다.

중요한 것은 더블 스피크는 부주의하고 생각없이 사용되는 언어 생산활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분히도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잘못 인도하기 위해서 창조된 언어 표현인 것이다...



더블 스피크는 근본적으로 대중을 속이기 위해 사용된다.

아래 사진 속 안내 문구를 보라. 해석하면 "우리는 당신들을 감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는 좀도둑을 감시하고 있다. 이 가게는 비디오 카메라 감시로 보호되고 있다..."   이해가는가? 얼마나 이중적인가?


그런데, 더블 스피크 중에서도 광고 문구와 정치인들의 입이 가장 대표적이다...

예를 들면, 더블 스피크의 대가 부시 대통령... 미국의 이라크 파병 당시, 부시 대통령은 자원병(volunteer army)으로 이라크와 싸우겠다고 말했으나, 동시에 '전시 전역 중단 명령'(stop-loss order) 을 발동하여 이미 전역한 군인들이 전쟁터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하여 실제로 "Stop-Loss"(2007)라는 전쟁 영화가 있어 그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다.

부시만 썼다고? 그렇지만은 않다... 르윈스키 양과의 섹스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빌 클린턴 대통령도 섹스 스캔들과 관련하여 많은 더블 스피크 능력을 발휘하였다.

우리 주변에도 "더블 스피크"의 대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니 이명박 대통령이시다...




이명박 대통령도 수없이 많은 더블 스피크 창조 능력을 발휘하셨으니 몇 가지 만을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 녹색성장 하겠다.    -> 4대강 정비(또는 대운하)로 환경 파괴에 앞장 섬..

- 대운하  -> 4대강 정비사업으로 바꿔 부름...

- 국민과 소통하겠다.     ->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대대적으로 불순분자(?) 검거, 촛불시위 현장에서 물대포 뿌리기, 용산사태에서의 특공대 진압

-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가지 않으려는 것은 잘못이다.   ->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은 대기업에 갔다... 아들의 의견을 존중하신건가?

- YTN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   -> 정부에서 YTN 사장을 임명함.

- (빈부의) 양극화를 반드시 해소하겠다   ->   부자 감세에 앞장섰다.

- 복지가 후퇴하는 것은 결코 없다.  ->  빈곤층 복지예산 대폭 삭감.

- 여론을 듣고 있다..   ->  말 못하는 언론으로 길들이고, 시위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데두?

- 능력과 실적 중시 실용 인사  -> 고소영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인가? 아니면 고소영들만 능력과 실적이 있는 것인가. 며칠 전 경향 신문에는 "MB맨들은 금융당국과 금융공기업은 물론 민간회사 요직도 독식하고 있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고위층 인사도 모자라 구석구석 MB맨들로 가득 채우신다... 이 점은 여권에서도 비판이 재기되고 있는 사안이다.


                                                                                                <출처 : 경향신문 2010년 6월 16일자 인터넷>





더블스피크(double-speak)는 네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1. euphemism (완곡 표현)

: 거칠거나 불쾌한 현실을 피하기 위해 고안된 표현이다. 일부러 잘못된 인도하고 속이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미국 국무부는 "killing" 이란 말대신에 "unlawful or arbitrary deprivation of life(불법적이거나 임의적인 생명의 박탈)" 이란 표현을 써서 미국이 지지하는 독재 국가들이 저지른 살인을 정당화하여 이런 당황스러운 상황을 회피하려 한다.
또 한가지 미국 정부가 잘 사용하는 것이 전쟁을 캠페인(campaign)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전쟁의 부정적인 느낌을 상당히 완화시켜 주고 있지 않은가? -_-;

또 다른 예로는..
(televison) rerun (재방송)을  encore telecasts (앙코르 텔레비전 방송)으로,
slums(슬럼) 이나 ghettos(게토)를 inner city(안쪽 도시) 또는 substandard housing(불충분한 주거지)로,
layoffs (해고)를 downsizing (다운 사이징)으로 바꿔 부르는 경우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시간제 일자리' 라는 말을 '시간선택제 일자리' 로 바꿔 부르자고 독재자의 따님이 말씀을...

보통 비정규직 또는 임시직 (Temporary work or temporary employment )으로 불리며 '시간제 일자리' 라는 말로도 쓰이는 말을 '시간선택제 일자리' 라니...  '시간제 일자리' 라는 표현도 사실 썩 좋지는 않은데 '시간선택제 일자리' 라는 말은 피고용자가 자의적으로 시간을 선택해서 일하는 것같은 인상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니들이 좋아서 일자리 선택한거 잖아' 라고 속임수와 세뇌를 내표하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불완전한 고용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노동자들의 현실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표현은 '비정규직' 이라고 본다.
 




2. jargon (특수 용어, 전문어)

: 의사, 변호사 또는 공학 기술자 등과 같은 전문 분야에서 특화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합법적으로 사용되며 특수 분야 종사들간의 상호 대화를 분명하고 효과적이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이런 특수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들에게 기만의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다....  우리의 어려운 법률 용어를 보라....

미국의 예를 들면, 어느 항공사의 보잉 727 기종이 사고로 추락하여 많은 사상자와 727이 완파되는 사고가 있었다. 그러나, 항공사는 보험처리로 인하여 오히려 170만 달러의 수익(?)을 남기게 되었다. 문제는 항공사 측에서는 이런 사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으며, 동시에 연말에 주주들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때 170만 달러 수익을 설명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항공사가 해결한 방법은 보고서에 이렇게 주석을 다는 것이었다.
"the involuntary conversion of a 727"(727 기종의 본의아닌 변환)...-_-;



3. gobbledygook = gobbledegook = gobbledegoo = gobbledeegook= bureaucratese  
    (공문서 등의 완곡하고 알아듣기 힘든 표현)

: jargon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한 마디로 장황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써 대중을 압도하는 방법이다. 표현이 길수록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알란 그린스펀(Alan Greenspan)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상원에서 증언한 말이 있다...어려운 단어는 없는데 해석하기 어렵게 말을 꼬아놓았다...해석은 각자 알아서...^^;

"It is a tricky problem to find the particular calibration in timing that would be appropriate to stem the acceleration in risk premium created by falling incomes without prematurely aborting the decline in the inflation-generated risk premiums."



4. inflated language (과장된 언어)

: 일반적인 표현을 특별나 보이게 과장해서 표현하는 방법이다.
판에 박힌 것을 인상적인 것으로, 간단한 것을 복잡한 것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을 중요한 것으로.. 이런 식으로 허풍과 과장을 사용하는 언어 표현을 말한다. 이런 경우에 과장이라고 해서 꼭 나쁜 의도로 사용되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는데 영어 단어의 맛을 살리기 위해 따로 번역은 하지 않았다...

car mechanics -> automotive internists
elevator operators -> members of the vertical transportation corps
grocery store checkout clerks -> career associate scanning professionals
smelling something -> organoleptic analysis
terminal living    -> negative patient care outcome
junk yard -> re-utilization marketing yard

영어식 표현의 예를 들었지만 우리말에서도 자주 쓰인다.
예를 들면, 보험 아줌마 또는 보험 판매원을 언제부터인가 보험 설계사로 바꿔 부른다던가, 청소부를 환경미화원으로 바꿔 부른다던가...




더블스피크를 믿는 사람의 잘못도 크다


우리는 더블 스피크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잘못된 방향으로 대중을 속이기위해 주로 사용되었는데 가장 악의적으로 이용한 인물은 아마도 히틀러와 그 선전장관인 요제프 괴벨스(Joesph Goebbels)가 아닌가 싶다. 
괴벨스의 말 중에 "If you tell a lie big enough and long enough, eventually people will begin to believe it!(큰 거짓말을 오랫동안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대중은 진실로 받아들인다.)" 고 했다.

하지만 더블 스피크에 대해 그 말을 한 사람만을 비난할 것은 아니다..  그 말을 의심없이 믿은 사람의 잘못도 크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객관적 지식으로 진실에 대해 알아보려는 노력없이 더블 스피커의 말을 믿는다면 그건은 믿는 자의 잘못이고 더블 스피커의 먹이감이 될 뿐이다.
우리 주변에서 이명박 정부의 더블 스피크를 그대로 믿고 지지하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지적 이성적으로 덜 풍부한"(이것은 나의 더블스피크? ^^; ) 노령층에 많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젊은층에도 더러 있긴 하지만 이들에 대해 할말도 없고 대책도 없어 보인다...쩝....


이상으로 더블 스피크에 대한 글을 줄여야 겠다. 
인터넷 사이트와 영문 서적을 뒤져가며 정보를 얻은 것이기에 꽤 긴 시간이 걸린 포스팅이 되어버렸다... 더 많은 자료가 있으나 인용하려면 그 많큼 해석도 많이 해야하기에 이쯤해서 이만...

"의문을 가져라! 의심하라! 영향력이 있고 감정에 호소하고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 하는 말은 더 의심하라! 조직이 하는 말은 더욱 더 의심하라!"
내가 만든 말이다...-_-;


                                                                             이 사람? 괴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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