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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해바라기 (I Girasoli , Sunflower , 1970)

Naturis 2020. 3. 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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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음. 줄거리 다 말 함. .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해바라기> (I Girasoli , Sunflower , 1970) 입니다.  

최근 본 작품 중에서는 덜 오래된 작품이죠.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은 11년전 블로그 초창기때 포스팅 한 적이 있는 영화 <자전거도둑>의 그 감독입니다. 영화사에 유명한 감독으로 리얼리즘의 영화를 잘 만드시죠.  

어릴때 TV에서 봤을 때도 꽤나 애처럽게 봤던 기억이 있네요.. 너무 오래전 본거라 일부 장면이 가물가물했음에도 기억에 많이 남는 걸 보면 어린마음에도 인상깊었나 봅니다. 해바라기꽃 벌판에 흐르는 슬픈 주제곡과 함께..  

감독만큼이나 배우들도 전부 아주 유명한 사람들입니다. (여주인 소피아 로렌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남주인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와 조연으로 나오는 소련여자 루드밀라 사벨리에바도 유명합니다. 루드밀라 사벨리에바는 조만간 볼 427분짜리 초장편 소련영화 <전쟁과 평화>에도 출연합니다. 이 루드밀라 사벨리에바가 한 미모해서 어릴적 <해바라기>를 볼 때 굉장한 미인이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날 정도로요.. 참고로 소피아 로렌은 고령의 나이에 다리에 보험을 들었다는 해외토픽 기사를 20년전인가 본 적이 있네요.. 그만큼 각선미가 뛰어났다고.. )

 

 

기본 스토리를 간략히 설명하면..

2차세계대전 독일의 동맹 추축국인 이탈리아에서 막 사랑에 빠져 결혼한 연인 지오바나(소피아로렌 分)와 안토니오(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 分).. 안토니오는 군복귀를 피하기위해 미친척하는 연기까지 펼치지만 결국 밝혀져 더 고역인 소련전선으로 투입됩니다. 당연히 추축국은 패전했고 후퇴하며 쓰러지는 병사들.. 안토니오도 동토에 쓰러지고 그대로 실종... 

수년이 흘러 살아남은 이탈리아병사들이 고국에 돌아오지만 안토니오만은 돌아오지 않고 전사처리됨...

이를 믿지 않고 백방으로 안토니오를 찾으려는 지오반나. 

결국 지오바나는 소련에 방문해서 안토니오를 찾기 시작하는데 패전하며 죽어간 이탈리아병사들(또는 소련병사들)이 죽어간 그 동토에 이젠 해바라기꽃이 펼쳐져 있음.. 

결국 안토니오를 찾아내지만 젊고 어여쁜 아내 마리아(루드밀라 사벨리에바 分)와 딸까지 있는 알게 되고 - 마리아가 죽어가는 안토니오를 눈길위를 끌어가며 구해 살려낸 것이었음 -  지오반나는 안토니오가 퇴근열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게되나 복받치는 마음에 그와 마주치자마자 아무말 없이 바로 통곡하며 귀국열차를 타고 이탈리아로 돌아와 버림..  <영상>

이탈리아에 돌아온 지오반나는 배신에 대한 분노로 안토니오의 추억이 담긴 것들을 버리고 자신도 다른 남자를 만나기 시작함.. 

얼마후 안토니오는 지오반나를 만나기위해 잠시 이탈리아에 귀국하여 연락을 취하나 그를 만나길 거부하는 지오반나. 결국 안토니오가 소련으로 떠나기 전날 마지막으로 지오반나와 통화를 하고 재회...  

안토니오는 전쟁이 어떻게 한 남자를 바꿨고 죽음 직전에서 한 여자를 만나 안심하며 살수 있었는지 설명함. 그리고 안토니오는 지오반나에게 소련에 같이 갈 것을 권하지만, 지오반나는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물론 안토니오와 마리아 사이에서 태어난 딸에게 불행을 줄 수 없다며 동행을 거부함. 안토니오는 홀로 소련으로 떠남.. 마지막 밀라노역 씬에서 떠나가는 열차안 남자와 배웅하며 흐느끼는 여자가 서로를 응시하며 끝남..  <마지막 씬>

대충 이런 스토리인데 다 말해버림 ㅋ 

 

 

초반에 멜로분위기로 시작했다가 전쟁후부터는 웃음끼 빠지고 어쩔 수없는 현실에 서러움같은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전개를 합니다. 감정을 억누르는듯 아닌듯하는 어쩔수없는 슬픔같은 감정? 

패전후 전쟁미망인 삶을 일부 투영하고자 했던것 같기도 하구요. 마찬가지로 전쟁으로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남자들의 모습도 그려집니다. 전쟁전의 자신은 죽었다는 거죠..  

배우들이 워낙 좋아서 연기가 좋은데 특히 소피아 로렌의 감정 연기가 일품이죠.. 사실상 소피아 로렌의 영화입니다. (참고로 소피아 로렌은 아직 살아계시고 독재자 무솔리니와는 인척관계라고 알고있습니다. )  단점이라면 비교적 나이들어 촬영해서 두 남녀배우의 젊은 부부때 모습이 좀 나이가 들어보입니다. <참고 : 해바라기 주제곡과 소피아로렌 사진>

흥미로운게 촬영을 상당수 소련에서 하다보니 당시 소련의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심지어는 안토니아가 살던 소련 마을에는 원자력발전소 굴뚝이 가까이 보이는데 그걸 보면서 체르노빌이 생각나긴 하더군요.. 

혹시 못 보신 분들 추천해봅니다.. 오래된 영화지만 사랑과 전쟁 그리고 뒤에 남은 비극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럽영화에서는 감정적으로도 한국인과 많이 비슷해서 그런지 이탈리아 영화가 제일 볼만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다음에 영국과 스페인영화.. (프랑스영화는 제일 지루한데 프랑스음식처럼 과대평가되있고.. ㅎ )

 

안토니오의 소련 아내 마리아(마샤) 역의 루드밀라 사벨리에바... (어렸을 때 이쁘다고 봤던 내 눈이 옳았음.. ㅎ )

다음 영화는 427분짜리 장편 소련영화 <전쟁과 평화>...  

유명한 이름만 알지 제대로 본 적은 없는 영화죠..  비슷한 작품으로 <닥터 지바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TV에서 수십번을 방송해줘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적이 없음.. 명절때 밤늦게 틀어주면 보다 잤던 기억이... 

아무튼 다음 영화는 <전쟁과 평화>...    (코로나바이러스가 큰일하게 만들어주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