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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체르노빌 소감 및 원자력 등에 대한 생각

Naturis 2019. 9. 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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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이 종료된 이후 오랜만에 미드를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체르노빌(Chernobyl)"이라는 작품입니다. 

왕좌의 게임과는 같은 HBO 작품인데 대형 기획으로 유명하죠. 

체르노빌은 구소련 시대의 대형 원자력발전소사고를 다룬 드라마입니다. 실제 일어난 사건의 발발부터 마무리까지 사실적이고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고해서 유명한 드라마죠. 

배경은 딱히 소개할 것도 없는 그냥 그 대참사의 현장인 체르노빌(현 우크라이나)과 크렘린이 전부입니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 -> 관리책임자의 사고현실부정과 대응 미숙 -> 크렘린 고위관료회의후 체르노빌에 관련 장관과 대형사고임을 주장하는 원전과학자를 확인차 파견 -> 여전히 현실부정하고 있는 관리책임자 -> 장관의 현실인식후 과학자와 함께 적극 대응 -> 원전사고 수습 시작 -> 원전에 대규모 인력투입으로 미봉적이지만 사고수습 -> 사고원인 규명 -> 관련자들 재판

대략 이런 전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원전사고인줄도 모르고 투입되어 죽었고, 나중엔 원전사고인줄 알면서도 반강제로 투입되어 죽었고.. 

결정적 직접적 원인은 물론 원자력관리책임자에 있습니다만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건 관료제가 잘못 작동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원자력사고를 통해 얘기하는 것같기도 합니다.

민주주의 아닌 민주주의를 하는 일본의 후쿠시마원전에서도 그랬는데 하물며 관료제와 공산주의독재하의 소련에서야 말할 것도 없죠. 

당시에 소련의 수많은 원자력발전소에 적용되고 있던 원전시스템의 문제(연료봉관련)를 덮어왔고, 승진에 연연해 비상적으로 무리해 원전을 시험하려했던 책임자라던가, 문제를 제기해도 묵살당하는 발전소 운영의 문제라던가, 크렘린 고위관료회의에서 복지부동식의 문제접근방식이라던가. 원전시스템 자체문제는 서방에서는 안전장치가 있던 것에 비해 소련식은 비용절감을 위해 그걸 뺐다던가.. 

특히 러시아나 소련에서 역사적으로 흔히 봐왔던 인명경시. 사람으로 문제를 떼우는 그런거.. .  전쟁이든 사고든 수많은 사람들을 투입해 막으려한다 거죠. 이 지점에서 중국이 떠오르지 않을수가 없긴하네요. 죽어도 좋다 인구 많다 그런식인건가요..  대약진운동이나 문화혁명에서 수백만인지 수천만인지 죽어나간거보면 더더욱.. 책임도 안지고.. 심지어는 그 지도자는 아직도 숭배받고 천안문광장에도 걸려있고..

제대로된 지도자였다면 원자력사고 당시가 아무리 냉전시대였다고 하더라도 자존심 좀 죽이고 서방에 최대한 지원을 요청하였다면 그많은 인명이 죽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고르바쵸프 서기장이었음)

어쨌거나 소련은 원자력사고 막아보겠다고 애쓰다가 결국 소련 붕괴의 큰 역할을 해버렸습니다. 경제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도 했지만 대응방식의 문제로 소련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도 커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전에 아프가니스탄 침략실패로 인한 경제적 손실, 소련 경제시스템 자체의 예정된 몰락도 있었고, 미국의 공작이 있었고.. 아무튼 체르노빌사고가 몇년후 소련 몰락의 단초를 제공한 건 맞습니다. (나중에 소련붕괴후 고르바쵸프도 그런 말을 한걸로 알고있습니다.)

제가 중학교때 체르노빌사건이 발생했었는데 아주 큰사건이었음에도 방송되는 내용은 원자력발전소 장면 말고는 딱히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소련에서 제공할리가 없겠죠. 게다가 워낙 먼곳에 떨어질 곳이라 우리나라는 안전하단 생각들을 했던 것 같고.. 물론 유럽인들에겐 공포의 사고였겠죠. 사고 이후로 반원전 운동도 크게 일었나기도 했고. 

 

그런데 1986년의 체르노빌사고만큼이나 큰 사고가 1984년에 있었는데 그건 요즘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바로 인도 보팔사고입니다. 당시에 대단히 큰 사고였죠. 체르노빌사건과는 달리 서방언론의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워서 방송에서 많은 장면을 볼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인도 보팔(Bhopal)에서 미국의 다국적 화학기업  유니온 카바이드라는 회사에서 유출된 화학물질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사고입니다. 구글링해보니 체르노빌사고가 4,000~93,000명 정도의 사망을 추정하는데, 보팔사고의 경우에는 이에 못지않게 3,787~16,000명 정도의 사망을 추정합니다. 원전사고가 아닌데도 엄청나게 죽은거죠. 

그런데 보팔사고 발생국가와 기업의 특성으로 미리 짐작해서 예상해보시면...  당연히 보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미국기업이 일으킨 사건이라 그런걸까요, 영화로 만들어진 걸 본적이 없습니다. 그냥 쉽게 잊혀질 사고가 아닌데말이죠. 아.. 우습고 슬프죠.. 헐리우드에서 보팔사고도 영화나 미드로 만들 날이 올까요. (혹시 제가 모르는 보팔사고관련 영화가 있을지도?)


그럼, 한국은 안전하냐.. 절대 아니죠. 

예전에도 원자력발전에 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다른 사고들은 시간이 지나면 곧 치유가 됩니다만 원자력사고는 지역을 반영구적으로 불모의 지역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사고가 안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건 다른 것에 적용해도 되지만 원자력에는 적용하면 안되는 거죠. 사고가 인재든 천재든 아니면 고의에 의해 발생하든 간에요. 도대체 사고 안날거라는 발생을 외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전쟁이 나면 적이 원자력발전소를 파괴하지 않을거라는 보장을 누가 해주겠습니까. 폭탄을 안고 전쟁을 한다는 건.. 쩝.. 

한편 재생에너지의 효율성이 곧 원자력발전을 앞지를 거라고 하죠. 원전 폐기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기도 하거니와 한번 사고가 나면 구소련이나 일본이나 몰락의 길을 걸었거나 걷고있는 걸 보면 잘 알 수 있기도 하죠. 

어쨌든 대한민국의 원자력발전은 기존의 것은  어쩔수 없더라도 연한이 지난것부터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폐기하는게 맞고 더 이상 새로운 원전은 지으면 않됩니다. 

그럼에도 안습인게..  동아시아 한중일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너무 많다는 것.. 그나마 한국이나 일본은 원자력발전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데 중국은 오히려 늘린다는 게 문제입니다. 특히 중국의 동해안 즉 황해를 따라 많은 원자력발전소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볼 건 뻔하죠. 심지어는 배위의 원자력발전소를 띄우기려 하는 걸 보면 뻔뻔하기까지 합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미드 체르노빌 추천해봅니다. 교육적으로도 좋아요. 감상후 토론을 하면 더더욱.. 

단순 대형사고를 다룬 드라마라 지루할 거라고 예단할 수도 있으나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예요.. 배우들 특히 장관과 과학자로 나온 배우들의 연기가 좋습니다. 

아래는 그 두 배우 특히 왼쪽 분이 소련 장관으로 나으는데 딱 소련 분위기가 나는 마스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