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후원 자유관람 2) 관람지, 옥류천 부근

창덕궁 후원(비원) 2번째 관람지, 옥류천 부근 산책이야기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부용지, 애련지, 연경당 부근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렇게 두번으로 포스팅을 나눌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자유관람으로 인해서 많은 곳을 비교적 여유롭게 보고 사진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일 듯 싶습니다. 

 

관람지

 

관람지(觀纜池)는 애련지 북쪽에 있는데 후원에 있는 여러 크고작은 연못 중 하나입니다. 

(예전에는 세 연못이었다고 하는데 이후에 하나로 연결되어 관람지 통틀어 부르는 듯 합니다. 존덕정이 있는 연못은 존덕지, 다리 맞은 반도모양의 연못은 반도지라고 합니다)

관람지 일대는 후원 중에서도 제일 늦게 갖춰졌다고 합니다. 

연경당 벗어나면 관람지로 가는 숲속길이 있습니다. 5월이라 심하게 덥지않고 녹음이 우거져 산책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폄우사(砭愚榭)와 그 뒤로 존덕정(尊德亭). 

존덕정 옆으로 다리가 있는데 좁은 물길 사이로 놓여있습니다. 

 

폄우사(砭愚榭). ‘어리석음을 고친다’라는 뜻이며 책을 읽던 곳입니다. 사(榭)는 '정자 사'. 

 

폄우사의 옆 모습. 맞배지붕이라고 설명하는데 건물의 모서리에 추녀가 없고 용마루까지 측면 벽이 삼각형으로 된 지붕을 말합니다. 

 

존덕정(尊德亭). 옆으로 존덕지.

겹지붕의 육각형 정자입니다. 

 

이중구조로 안쪽에 또 기둥들이 서있어 바깥쪽과 느슨하게 격리된 느낌을 주네요. 이런 구조를 뭐라 부르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왕실의 건물이라 그런지 고급스러워 보이긴 합니다. 지붕도 겹지붕인 걸 보면 더더욱. 

 

존덕정 내부. 단청 중심에 용두마리가 있어요. (갈색의 현판은 정조가 친히 쓴 것이라고)

 

용 두마리. 청룡과 황룡 같습니다. 

 

존덕정은 바깥쪽 마루. 안쪽에 또 기둥이 있죠. 

 

 

존덕정 앞 소나무. 크고 멋져 보여서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연못을 가르는 돌다리. 

왼쪽이 존덕정이 있는 존덕지, 오른쪽이 한반도모양의 연못인 반도지. 

 

반도지. 한반도 모양이라고 합니다. 사진찍는 쪽이 한반도 남쪽.. (사실 그렇게 한반도 모양은 아닌데 살짝 느낌이 납니다)

그리고 반도지 위에 부채꼴 형태의 관람정(觀纜亭)이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킹덤"에서 좀비가 된 사람들을 연못에 수장시키는 장면이 있는데 이 곳 반도지입니다. 

(오른쪽 나무들 사이로 살짝 보이는 건 승재정. 뒤에 다시 설명합니다)

 

부채꼴 형태의 관람정. 

그냥 멀리서보면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데 오히려 가까이서 보면 확실히 독특한 부채꼴 모양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정자 마루나 지붕 모두 부채꼴. 

 

관람정.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모여있더군요. 

저도 여기서는 부채꼴 모양을 인식하지 못하고 봤습니다. 

연못 건너 높은 곳에 있는 건 승재정. 뒤에 다시 설명합니다. 

 

점점 가까이 가보면 마루 모양이 특이하다는 걸 알게되죠. 

 

내부를 올려다 보면 휘어있는게 더 잘 느껴집니다. 아무튼 이런 특이한 구조의 건물은 처음 봅니다. 

 

이건 반도지 모양의 남쪽(한반도 지도로는 북한쪽). 

오른쪽에 관람정이 보이고, 왼쪽 높은 곳에 승재정(勝在亭)이 살짝 보입니다. 

 

오른쪽 가까운 쪽에 관람정, 저 멀리에 존덕정. 

 

승재정(勝在亭). 

 

가까이서 본 승재정. 

비원에서 제일 작고 간결한 정자일 듯 싶네요. 

 

승재정에서 바라본 관람정. 

 

 

옥류천 부근

 

관람지 부근에서 북쪽으로 옥류천과 여러 정자들이 또 있습니다. 후원에 정자가 많죠. 숲속에 정자와 연못을 만들고 숲속길을 따라가면 또 정자가 나오고 또 가다보면 정자가 나오는 그런 구조.. 

관람지 북쪽으로 이어진 옥류천 가는 언덕길입니다. 

 

옥류천 가는 언덕길 정상 쯤에 있는 취규정(聚奎亭). 

 

취규정에서 옥류천 가는 길. 이런 숲속길이 후원의 매력입니다. 

 

취한정(翠寒亭)이 제일 먼저 들어옵니다. 뒤쪽으로 옥류천이 있습니다. (그런데 물은 말라있어요..ㅠㅠ)

 

취한정. 

 

소요정(逍遙亭). 왼쪽에 보이는 건 소요암. 

 

옥류천(玉流川)과 소요암. 

 

소요정옆으로 흐르는 옥류천 물이 다 말랐어요.. 

 

 

앗, 물이 조금은 있네요.. 흐르지는 않았지만.. 

 

초가지붕인 청의정(淸漪亭). 

의(漪) 자는 '잔물결' 이라는 한자네요. 결국 맑은 잔물결이라는 뜻인듯 합니다. 

 

청의정. 옆으로 옥류천이 흐르죠. 

 

청의정 앞엔 작은 논이 있는 듯. 

아마도 왕이 친히 농사를 지었던 듯 싶어요. 농민의 마음을 살피려는 거겠죠.. (그래봤자 시늉이지만 ㅎ.. 거의 취미수준.. ) 

 

태극정(太極亭). 청의정 옆에 있습니다. 

 

이건 청의정과 태극정 사이에 있는 건데, 작은 우물인가 싶어요. 

(인조가 팠다고 전해지는 어정(御井)이 있다고 하는데 이건가 싶기도 하고.. )

 

왼쪽부터 소요정, 청의정, 태극정.

 

태극정 옆에 있는 작은 행랑채. 

사실상 사람이 기거할 수 있어서 실제 정조도 여기서 잠을 잔 적이 있다고 하네요. 

 

돌아오는 길. 

 

이런 높은 계단길도 있고... (출입금지입니다)

 

후원을 벗어나 돌아가는 길도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