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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Moon(2009)-인간이라는 외로운 존재, 그리고 기억이라는 것의 의미

Naturis 2009. 11. 2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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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강한 스포일러성 있음... 읽고나서 후회하지 말것!




우선 말하고 싶은 것은 외국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영화 제목이 'moon'인데 왜 우리나라 포스터에는 '더 문 (the moon)' 이라고 'the' 자를 붙였는지 의문이 든다.

영화 자체는 좀 지루하고 스토리도 누구나 공상해 보았거나 어디선가 비슷한 소제를 들었음직한 것이다. 내용자체로만 보면 그다지 신선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 영화에 나오는 출연진이라고 해보았자 손에 꼽을 정도. 주인공 Sam Bell 역의 Sam Rockwell가 혼자 다 해먹는 영화다. 연기는 매우 훌륭하다. 등장인물 수의 적음은 몇 달 전 보았던 "the man from earth" 와도 비교가 될 듯 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엔 우주에서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인줄 알았다. 영화가 다 끝날때까지도 그런 의심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신분열증 영화는 아니다. -_-;  내가 그렇게 생각해 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클론6가 너무나 쉽게 자신이 클론이라는 것을 알아채 버렸다는 것. 눈치챌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내 나름대로 느꼈다면 몇 가지 정도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물음.
이제껏 나온 비슷한 영화들, 즉 소설가 필립 k.딕 원작의 영화들( 임포스터, 페이책, 스크리머, 블레이드 러너)나 , 영화 매트릭스, 다크 시티,  애니 공각기동대... 등. 비슷하게 인간의 존재에 대한 성찰을 하게 하는 영화와 별반 다를것은 없다.
인간과 똑같은 클론을 생산하여 기계부품처럼 사용하고 폐기하는 시스템도 그다지 새로운 것도 아닌 것 같다. 다만 클론이 클론을 더 잘 이해하고 로봇(거티)이 클론을 더 이해해주는 휴머니티를 보여줌으로 진정한 인간성이 무엇인가를 말하고자 한게 아닐까 싶다. 이미 폐기됬어야 할 클론5와 달에서의 3년 계약일을 시작해야하는 신참 클론6, 그리고 로봇 Gerty 간의 인간애를 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 클론5와 6의 이름은 둘 다 Sam Bell 이고, 클론5의 사고가 아니었으면 둘은 절대 만날 수 없는 사이다.)

한편, 인간은 외로운 존재라는 것. 
개인적으로 이 영화속에서 더 절절하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거대 에너지 기업과 3년간 계약으로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달기지에서 혼자 살아야만 했던 인간(클론5)이 자신이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정신적으로 철저히 싸우는 과정. 다행히 클론5는 똑똑하고 말 잘하는 로봇(Gerty)이 있긴 하지만 식물과 대화하는 등 끊임없이 자신만의 사회적 행동을 하려고 애쓴다고 할 수 있다.
home...단순히 고향이라는 의미보다는 인간의 정신적 안식처라고 볼수도 있겠다. 클론에게도 기억은 소중한 것이다. 인간에게 기억, 추억은 소중한 것이다. 
자신의 가족과 고향에 대한 무한한 그리움... 영화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과학이 발달할 수록 결국 인간의 근원적 귀속과 인간성의 근원으로서 가족과 고향에 대한 사랑과 고향을 말하고자 했던 것 같다. 인간이든 클론이든 기억을 가진 존재에게는 기억이라는 것 자체야 말로 자신의 존재이유이고 돌아가야할 자신의 정체성의 근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달리말하면 기억 내지는 추억이 없는 인간은 인간성 자체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마지막 장면쯤에서 로봇 거티를 보고 클론6는 "우리(클론과 로봇)는 단순한 프로그램(program)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people)이다" 라고 말한다. 거대 기업의 '명령, 프로그램' 보다는 자신의 파트너를 위해 지금까지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로봇 Gerty 의 행위.그들이야말로 인간다운 행동을 한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가끔씩 치매걸린 사람, 머리를 다쳐 기억을 읽은 사람이 과거 그 인물일까 또는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다운증후군 등 지적 장애인... 내가 머리를 다치면 어떻게 될까 가정을 해본다. 나는 과거의 나 일까. 아니면 새로운 나일까. '과거의 나'는 존재하는 것일까, 그저 다른 사람에게만 기억되는 존재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들을 가끔 해본다.
우리에게 기억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이 영화 moon은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지만 - 두 번은 봐야 그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왕 보실거면 지루하시더라도 두 번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