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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머신건 프리처 (Machinegun Preacher, 2011) - 아프리카의 비극, 총을 든 선교사

Naturis 2013. 1. 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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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머신건 프리처 (Machinegun Preacher, 2011) 는 제목 그대로 기관총을 든 선교사의 얘기입니다. 실화구요.

펜실베니아에 사는 폭주족 건달이 사람을 죽일뻔 하기도 할 정도로 망나니같은 삶을 살다가 가족의 도움으로 교회에 나가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아프리카 수단에서 집짓기 봉사활동을 하다가 수단 원주민들의 비참한 상황을 보고 남부 수단에서 고아원 (겸 교회, 피난처)를 짓고 악행을 일삼는 게릴라(LRA)에 대항해서 싸운다는 얘기입니다.. 총을 들고요..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남부 수단의 상황을 대략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는 분들도 있겠지만 수단의 경우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수단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 대부분이 내전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수단은 2011년에 남부수단이 분리독립해 나갔습니다. 수단 북부는 이슬람계, 남부는 기독교계로 이슬람계가 3배정도 많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샘 칠더스가 고아원을 세우고 총을 든곳은 남부 수단의 최남단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고 보면됩니다.

참고로 '울지마 톤즈'의 배경도 남부 수단이기도 하죠

칠더스가 싸우는 상대도 북부 수단군이 아니고 LRA(Lord's Resistance Army, Lord's Resistance Movement) 군대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신의 저항군 또는 신의 군대쯤 되죠.

지리적 상황을 보면 남부 수단의 남쪽으로는 우간다 그리고 우간다 옆 시계방향으로 콩고,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이 남부수단과 접해 있는데, LRA는 북부 우간다를 중심으로 남부 수단, 우간다, 중앙아프리카 주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칠더스는 남부수단군인 수단인민해방군(Sudan People's Liberation Army (SPLA))과 함께 LRA에 대적합니다.

LRA는 종교적으로 좀 복잡한데 기독교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토착신앙과 이슬람교를 복합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실제로는 LRA 리더를 사이비 교주로 받드는 군대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문제는 이 LRA, 신의 군대라는 놈들이 좀 싸이코라는 것인데.. 영화에서 언급되는 조셉 코니(Joseph Kony)라는 사람을 리더로 하는 LRA는 민간인 살인, 강간, 아동 납치, 아동 군대동원 등 가끔 TV에서 접하는 아프리카의 불행한 뉴스와 많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따르는 어린아이는 LRA의 강요에 의해 자신의 엄마를 죽였죠.. (연산군이 생각나는 대목이군요)

LRA와 코니는 전범으로 기소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LRA를 그냥 아프리카의 허접한 무장 게릴라 수준으로 보면 좀 오산인게 장비도 좋고 군대 숫자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수단군(북부수단)으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받기도 한데, 이는 우간다 정부가 LRA를 격퇴하기위해 남부수단군을 지원한데에 대한 반발로 북부수단군이 LRA를 지원한다고 보면 됩니다. 확대해서 보면 이슬람계인 북부수단은 이슬람계의 지지를, 기독교계인 남부수단은 서방의 지지를 받는다고 볼 수 있고요.

암튼 남부수단 일대의 정치적 상황이 녹녹치 않은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국경이 있고 나라이름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지배자는 다르다고 보면 됩니다.

 

 

 이 인물이 실제 조셉 코니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언급만 되죠.. 신의 군대(LRA)의 리더..

 

아이를 안고 있는데.. 좀 가증스럽죠... 자신의 아들,딸입니다. ㅋ  

 

영화의 시대적 지리적 배경은 대략적으로 이렇구요..

이 영화는 군사적행동없는 인도적인 지원 자체도 비판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시각으로보면 위험지대의 군사적 뒷받침없는 인도적 지원만큼이나 안전지대에서 인도적 지원도 비판적으로 보는것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하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싸움터에 지원만 한다고 될 건 아니겠죠..

나아가 영화에서 칠더스라는 인물이 선교사의 신분으로서 총을 들어 폭력을 사용해야 하느냐에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비폭력적인 방법이 옳을 수도, 폭력적인 방법이 옳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옳다가 아니고 합리적 수단이다가 맞겠군요.

단지 상황에 따라 폭력이든 비폭력이든 써야겠지요. 비폭력이 맞지 않는 상대에게는 폭력이 적합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단지 선교사와 같은 종교적 신분의 인물이 총을 들어야 하느냐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행동하는 종교인이 옳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사회적 정치적 현실에 대해 관심없는 종교인들의 행동도 비슷한 맥락에서 비판받아야 한다고 할수 있겠죠. 역사적으로봐도 일제시대 종교인들의 친일행위가 생각이 나기도 하구요.. 여기에 대해서는 할말은 많지만 이만...

 

두 명의 칠더스입니다... 현실과 영화속...

 

영화에서 한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영화 마지막 주인공 샘 칠더스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원주민 아이들이 이마에 두르고 있는 띠에 태극문양과 Corea라는 글자가 보인다는 것... 추측컨데 대한민국의 원조 영향이 이곳에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선교차원이든 국가차원이든...

 

 

 

이 영화에 대한 제 영화적 소감을 말하면... 머신건 프리처는 솔직히 그다지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안들었습니다. 그냥 평범하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똑같이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했던 영화 '콘스탄트 가드너(The Constant Gardener, 2005)' 를 더 추천하고 싶군요. 영화적으로는 콘스탄트 가드너가 훨씬 깊이가 있고 상도 여럿 탔었죠.. 

영화 머신건 프리처 리뷰를 하면서 콘스탄트 가드너를 추천하고 있군요.. ㅋ 둘다 보시고 비교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