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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감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Naturis 2018. 1. 9.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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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포스터 출처 : 네어버영화>


*주의 : 스포일러 있어요

얼마전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가 개봉됬었죠. 

개인적으로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를 매우 좋아해서 여러번 분석(?)해가며 봤었고 이번 작품도 기대가 커서 비교해서 보게 되더군요. 


참고로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보기전에 봐둬야 할 단편 영화가 있습니다. 

"Blade Runner 2049 - The Years Between" 이라고 전작과 이번 작품(2049) 사이에 발생했던 중요한 사건 스토리를 짧게 세 편으로 만들어 이해를 돕게 하려했던 거겠죠. 2019년과 2049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2049의 감독이 만든 건 아닌것 같고 외주같은 것 같더군요. 셋 중에 한편의 애니메이션이고 아마 일본 감독이 만든 걸 겁니다. 

<해당 영상 링크> - https://youtu.be/aMP1YpQSGhQ   : 자막이 없지만 대략 이해는 가실듯.. 애니메이션은 대정전을, 나머지 둘은 월레스와 사퍼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아무튼 짧지는 않은 영화소감을 적어봅니다. 




전체적인 소감

<블레이드 러너 2049> 영화 전체적인 소감은 전작만큼은 아니지만 꽤 괜찮습니다.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는 영화사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워낙 좋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여러번 돌려보고 나중에 또보고 그랬던 작품이었죠. 반젤리스의 음악까지도 아주 좋았구요. 2049는 전작(1982년작)의 분위기를 많이 살리려 노력해서 보는 입장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기 쉬운 작품일 수 잇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새로운 느낌없이 전작의 이어붙임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다는 거죠. 음악까지 분위기가 비슷해서 너무 옛날 걸 우려먹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요.. 제 경우 1982년작의 OST CD까지 구입했을 정도로 전작의 음악을 좋아합니다만 2049의 음악은 전작만큼은 아닙니다. (1982년작은 반젤리스가 2017년작은 한스짐머와 Benjamin Wallfisch의 공동작)

참고로 전작 블레이드러너는 최초 OST이후에 2007년에 3CD로 재발매되었습니다(오리지널CD에 새로 편곡하고 빠진 것들을 보충해서)



이름없는 주인공 K

주인공인데도 K는 이름이 없죠.. K는 형사고유번호같은 것.. 

K의 디지털제품인 여자친구 조이(영화 Her의 그런 개념)가 붙여준 조라는 이름조차도 그렇게 고객에게 부르도록 프로그래밍된 이름이라 K에겐 더욱 서글픈...

K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죠.. 2049에서는 레플리칸트인 어머니 자궁에서 태어난 존재가 등장하는데 K는 그게 자신일 것이라고 희망을 품지만 결론적으로 K는 아니었습니다. 이식된 기억과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경험적으로 생성된 기억을 어찌 구분할 수 있을까만은 어쨌든 어머니의 몸에서 태어났다는 건 K에겐 큰 의미가 있던 거죠. 가짜 기억이 아니고 자신이 하나의 존재임을 느낄 수 있는 뭐 그런것.. 

K는 진짜 자궁에서 태어난 그 특별한 존재 애나의 기억의 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나는 리플리컨트의 기억을 만드는게 직업임)

즉, K는 유전자정보 검색으로 여아 남아 둘의 정보가 있고 여아는 유전병으로 죽고 남아가 살아남은 K자신이라고 생각했으나 실제론 남아는 원래 없었고 애나는 자신의 기억을 K에게 심어주었던 것이죠. 물론 K가 자신을 찾아올 지 몰랐지만.. 애나의 대사중에 예술가는 조금씩이나마 자신을 작품에 집어넣는다는 얘기를 했었죠. 



월레스는 레플리칸트인가?

월레스 회장이 레플리칸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본 영화 말고도 The Years Between에서도 잘 나와있죠. 

월레스에게 레플리칸트는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이며 천사라고 부르지만 실상은 하찮게 여기는 노예죠. (자신의 비서 러브는 자신만이 제1의 천사여야 한다고는 하지만.. 피조물 노예인건 달라지지 않습니다 )

신이 되려는 그의 의도는 우주를 지배하려는 정도의 생각에서 극점에 다다르죠. 자신의 리플리컨트들을 천사들이라고보고 9개의 오프월드 식민지를 거느린다는 생각.. (일면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신이 되려한 그 월터와 비슷합니다)

월레스의 경우 자신의 자식들(레플리칸트)이 후손을 남길 정도로 개발하여 완전히 신이 되려는 듯합니다.. 문명은 노예노동으로 구축됬고 리플리칸트를 무한정 만들수는 없으니 임신가능한 리플리칸트를 만들어낸다면 영원히 노예들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이 창조한 에덴동산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인 듯.. 

그런데 월레스 자신은 레플리칸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양눈이 없는 점 (블레이드러너가 레플리칸트를 검사하기 위해 안구를 검사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왜 월레스가 두 눈이 의안인지 이해가 가죠. 일종의 신분세탁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자식이 없다는 점도 레플리칸트일 가능성을 더 높이긴 합니다만 물론 결혼을 안한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많이 의심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어쩌면 후속편이 나오고 월레스의 정체가 밝혀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일리언과의 유사성

-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여러모로 에일리언과의 연관성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등장하는 비행선도 에일리언의 우주선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점도 있고. 

- 신이 되려는 피조물이 등장한다는 점

- 지구에서 오프월드 식민지를 개발하기 위해 떠난 우주선들이 에일리언의 그 우주선이라고 꾸며도 대충 스토리를 꾸며도 될 정도로요. 물론 에일리언에 프러데터 그리고 레플리컨트를 등장시키면 너무 황당한 스토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미래 기술발전의 애매모호함

- 1981년작을 이어받다보니 기술발전에서 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음. 

이 정도의 기술발전이 된 시대에서 노동력을 위해 왜 굳이 레플리컨트를 만들려만 하는지.. 오히려 로봇이면 충분할 듯 한데 게다가 조이 같은 뛰어난 인공지능까지 있는 상황에서... 

- 영화의 설정을 살리려 너무 디지털한 세상을 표현한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임... 하다못해 온실에 풀과 나비를 키우는 것도 못하는 미래라니 납득하기가 어려움..  척박한 기후환경을 바꾸는 기술까지는 바라지도 않음.. 

무엇보다 레플리컨트에 호의적인 인간을 넘어 레플리컨트를 인간과 동등하게 바라보는 인간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미래배경을 좀 단순하게 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단편 "The Years Between"의 애니메이션에 레플리컨트에 동조적인 인간이 등장해 대정전을 일으키는데 일조하기까지 합니다만 레플리컨트를 인간으로 대우하는 사회운동같은 건 등장하지 않습니다. 

현대의 인간들이 애완동물들에 얼마나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미래세계에서 인간과 똑같이 생각할 수 있는 레플리컨트에게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로봇인간에게도 인간대우를 할수도 있을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데 하물며 인간의 유전자로 를 조작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 레플리컨트에게 인간대우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납득하기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미래인 걸까요. 인간미가 없는 인간들의 세상.. 

그런데 왜 이 영화에 유전자조작(?)된 인간은 있는 설정이라면 유전자복제된 인간도 존재할 수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건 저만인걸까요. 복제를 하고 기억만 이식시킨다면 타이렐사나 월레스사는 굳이 제품개발을 어렵게 할 필요도 없을 것도 같은데요. 그래도 조작과 복제는 다르다는건지. (영화속 레플리컨트는 유전자복제가 아니고 유전자조작인 듯 보입니다. 복제양 둘리처럼 똑같이 만든 생명체가 아니라 유전자조작으로 인간과 다른 생체로봇이 더 맞는 듯 보입니다. 카피본이 아니라는 거죠... 유전자조작기술을 바탕으로 3D프린터로 생체를 만드듯 레플리컨트를 만든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힘도 월등하지만 기본적으로 생식능력은 없었던 거죠. 그걸 이겨낸게 레이첼을 통한 기적... 아니 어쩌면 영화에서 설명한대로 이게 다 타이렐사의 의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K의 여자친구 조이를 어떻게 봐야하나

조이는 영화 Her와 거의 비슷한 상태로 보이죠. 디지털로만 존재하는 존재.. 

K에게는 거의 유일한 말벗이자 의지하는 존재지만 엄밀히 그녀는 월레스 회사의 디지털제품인지라 결국에는 K에 대한 행동 하나하나가 프로그래밍된 행동이었음을 보여줍니다. K에게는 허탈감을 주고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도 아쉬움을 줍니다. 그래도 뭔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그래서 조이의 행동이 과연 프로그래밍된 행동이었는지 자유로운 인간적인 행동이었는지 궁금중을 가지게 합니다. 

그런데 그게 뭐 중요할까요.. 인간이든 디지털제품이든 인간적으로 행동하게 되어있는 존재라면 그게 무었인들 중요할까요.. 마치 애완동물의 행동을 지나치게 인간적으로 해석하는 주인들과 동물학적으로 해석하는 학자들 사이의 견해 차이와도 같은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그런데2... 조이가 너무 이쁘긴 합니다. 배우 아나 디 아르마스(Ana de Armas)는 영화 오버드라이브에서도 출연을 했었는데 그 영화도 이 여우때문에 봤습니다. ㅎ

그런데3... 생각하면 할 수록 조이와 조란 이름이 거슬립니다. 감독의 의도된 연출이라면 어설프다는 생각까지도 들어요. 

어떤 제조회사가 제품속 디지털 연인 이름을 일괄적으로 조라고 부르고 또한 현실의 사용자를 조이라고 부르게끔 세팅해서 팔까요..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렇게 물건을 팔지는 않겠죠. 랜덤하게 이름을 짓거나 사용자가 이름을 부여하게끔 팔겠죠. 영화속 조도 그정도 판단한 능력은 있거든요.. 

아무튼 이런 설정은 좀 어설프다고 볼 수 밖에...  



블레이드 러너에서 여성에 대한 시각

블레이드 러너는 1982년작에서부터 영화속 여성에 대한 시각이 비판받는 점이 있었죠. 여성을 바라보는 권위주의적인 남성의 시선을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그게 영화자체의 설정뿐인지 아닐지는 차치하고서라도요.. 

예를 들면 1982년작에서 여성들은 꽤 수동적이고 순응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특히 레이첼의 경우 타이렐사에서 보여주는 캐리어우먼의 당찬모습과 달리 데커드와 같이 있는 장면에서는 아주 순응적입니다. 심지어 데커드는 레이첼에게 완력을 써서 사랑을 강요합니다. 페미니스트라면 몸서리 칠 설정인거죠.. 

2017년작에서도 주인공 조이를 보면 그런 점이 많이 들어납니다. 조이는 비록 디지털 제품인 존재임에도 K의 여자친구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순응적이고 구세대 여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른 여성들도 영화를 이끌어가지는 못하고 주변인적인 느낌을 주는 면이 있죠. 



기타 궁금한 점들

- 유전질환으로 문제가 있던 애나는 잘 자라다가 왜 8살때 격리되야 했나.. 어릴때는 괜찮았던 걸까요.. 

- 러브는 살인할 때 왜 눈물을 흘리는가? 

- K는 과연 죽었는가.. : 아마도 죽은 듯 하죠. 죽을 때 하늘에선 눈이 내리고 배경음악은 전작의 Tears in Rain 이 흘러나옵니다. 전작에서처럼 가장 인간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각인시키며 죽어가죠. 

- 사퍼는 왜 죽음을 택했나

: 레플리컨트 반란군 지도자의 얘기로는 사퍼는 죽음을 받아들인 듯 설명합니다만 좀 납득이 않되더군요. 이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생각해 봐야 할 듯 합니다. 

그런데 사퍼를 보면 떠오르는 게임 캐릭터가 있습니다. 

게임 보더랜드에서 브릭(Brick)을 떠올립니다. 


위 인물들 중에서 맨오른쪽의 그 인물 브릭... 사퍼를 보면 이 캐릭터가 생각난다는.. 

사퍼역을 맞은 배우 데이브 바티스타(Dave Bautista)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드랙스 역을 맞았죠. 워낙 몸이 좋다보니 앞으로도 몸짱 캐릭터로 주로 출연할 듯 합니다.. 



결론적으로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도 여러모로 분석적으로 볼만한 영화인 듯 합니다. 그런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구요. 

이상 주관적인 영화 소감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