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손에 잡은 책이 "지도박물관-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지도 100가지[원제 : Remarkable Maps: 100 Examples of How Cartography Defined, Changed and Stole the World]" 입니다.
개인적으로 지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보게 된 책인데 책의 내용은 역사상 지도에 관한것 풍부한 지도와 설명으로 채워진 지도의 발달사 쯤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솔직히 내용은 만족스런 편은 아니고 그저 그렇습니다. 책 자체가 그리 재미 있거나 뛰어난 책이라고 생각은 안들더군요. 단지 시도가 좋았다정도...
정작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다른 곳에 있는데 번역된 한국어판의 제본 디자인에 관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원서를 개떡으로 만들어버렸다고나 할까요.
제가 책을 읽으면서 문제점을 느낀 건 "글씨를 읽기가 너무 불편하다", "지도가 너무 작다"는 것입니다... 책을 보다가 뭐 이딴 책이 있냐 싶을 정도로 보기 불편하더군요.. 뭔가 이상하다 싶더군요... 저만 이렇게 느낀 건지 다른 몇몇 서평을 봐도 그런 지적은 어디에도 없더군요.
그래서..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원서도 이따위로 불편하게 책을 만들었을까?
아마존에서 확인해 봤습니다.
원서는 28.8 x 2.4 x 30.7 cm 입니다.
번역판은 17.6 x 2.7 x 22 cm 입니다... 크기도 다르고 가로x세로 비율도 다릅니다.
그 점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책크기가 훨씬 작아졌다.
2) 책 비율이 다르다.. 원서에 비해 한국어 번역판이 세로로 길다는 점이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면, 지도라는 건 옆으로 길게 즉 가로로 길게 작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책을 세로 길이로 만들면 그만큼 지도의 크기가 작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지도를 뉘워서 실으면 되긴 하다)
실례를 들어 "27cm 가로의 프랑스 지도"를 "14cm 가로"로 한국어판에서는 축소를 해버린거다.. (아마존 원서에서 확인했음)
이러면.. 정말 지도 볼 맛이 안 난다는 겁니다. 보다보면 이게 지도인지 그냥 그림인지 도대체 지도와 그 안의 표식들을 읽어 볼 수가 없다는 겁니다. 지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지도가 현재의 지도와 어떻게 다른지 훍어보게 마련이거든요...
이건 역사나 다른 서적이 아니고 "지도"에 관한 서적입니다. 이런 바보같은 출판을 해버리다니 출판사의 안목이란 참...
물론 출판을 하는 건 출판사 맘이지만... 이 정도 판단을 할 상식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이 책은 절판된 상태입니다..
지도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있고 아는 디자이너였다면 이 따위 책은 만들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책 읽다보면 정말 혐오스럽더군요.. 아름다운 지도를 한낫 뭉개진 그림으로 축소해 개떡으로 만들어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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