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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균,쇠[Guns, germs, and steel : the fates of human societies]

Naturis 2014. 11. 2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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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읽은 <총, 균, 쇠> 입니다.

인류사에 대한 분석으로 유명한 책이고 몇 년전에 EBS에서인가 다큐멘터리로 방영하기도 한 적이 있어서 내용은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책은 더 풍부한 내용이 들어있죠.. 사실 전반적으로 인류사에 관한 책이지만 지리학, 인류학, 사회학, 생물학, 언어학 등 갖가지 학문이 총마라된 책입니다. 퓰리처 상까지 탄 책입니다.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좀 특이한 분인데 앞서 말한 학문들 이외에도 의학, 예술분야에도 학위가 있을 정도로 박학한 인물로 쉽게 말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은 인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어로는 polymath(박식가)라고 하죠.

제목만 보면 총,균,쇠(각각 guns, germs, steel)은 (문명이든 종족이든간에 인간사회의 충돌에 있어서) 특정 세력이 상대 세력을 구축(驅逐) 또는 압도할 때 그 원인으로 대표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상징적으로는 총,균,쇠를 뽑아냈지만 책 내용에 충실한 제목을 뽑자면 적확한 제목이라고 볼 수는 없는게... 책의 내용을 제 나름대로 요약하면 딱 이겁니니다.

"인류 역사에서 각 세력의 흥망을 가른 것은 (인종간의 우열은 결코 아니며, 특정 종족이나 인물의 두드러진 노력이라기 보다는) 특정 사회세력이 위치하는 지정학적 위치와 환경의 우연성에의해 인류사적으로 정해진 각자의 운명의 길을 걸어올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지정학적 위치라 함은 대륙의 크기와 모양 특히 기후학적인 위치 등이 인류사적으로 문명사회의 발전(특히 세력간 교역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의 규모가 커진다는 점에서)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고...   환경의 우연성이라 함은 농경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식물군의 가짓수나 가축(특히 대형 가축류)로 길들일 수 있는 동물군의 가짓수가 문명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 입니다.  대략 이 두 가지가 이 책의 가장 큰 포인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어찌보면 부차적인 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예를들면 흔히 창조성으로 대표되는 발명조차도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 (상호교류와 영향이) 그 기회에 있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라던가...

대규모 농경과 그로인한 잉여식량으로 인한 인구증가와 국가의 성립 등 외부 세력을 앞지를 수 있는 여건의 토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총, 쇠라고 하는 것은 딱히 구분할 것 없이 도구로 상징되는 기술발전의 척도로서 위 두가지 요인에 의한 결과물이고 마찬가지로 균이라는 것은 농경과 가축의 이용으로 인한 부산물로 인류에 위협이면서 면역력을 주었다는 것입니다.(바꿔 말하면 농경과 가축의 이용이 불리한 사회세력은 면역력도 떨어진다는 소리)

이 책이 뛰어난 점은 이와 같은 인류사를 종합적으로 분석적으로 진단한 능력이 탈월했다는 점인데 특히 언어학적인 분석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지식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참고로 문자에 대한 부분에서는 한글을 칭찬하는 부분도 잠깐 언급되는데... 그 부분은 (다분히 배타적 애국주의를 가진) 한국인, 한국언론이 자주 인용하는 텍스트이기도 하죠... 외국인이 특히 유명한 외국인이 그런 말을 했더라는 것을 아주 좋아하죠... ^^;

 

기타... 이 책의 특징.. 

- 이 책을 읽으려면 기본적으로 인류사 또는 세계지리 지식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이해하기 쉽습니다. 배경지식의 정도에 따라 책에 대한 이해도가 다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리에 약한 분들은 지리과부도 같은 것 있으면 더 좋습니다.

예를들어 저자 제레미 다이아몬드가 끊임없이 언급하는 지명이 파퓨아 뉴기니인데 초소한의 위치와 주변국 정도는 알고 있는 게 좋다거나 세계 기후대나 식생의 분포가 어떤지에 대한 정보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게 좋겠죠~

- 이 책의 한가지 단점은 앞에서 얘기한 내용을 뒤에서 계속해서 반복 설명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위한 설명이라고는 하지만 자칫 지루해 질 수 있어요.. 그렇지 않아도 책이 좀 두꺼운데요..

 

결론은...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책입니다..

제 경우에는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다른 책 '제3의 침팬지'와 '섹스의 진화'도 조만간 읽어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