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려고 맘만 먹다가 얼마전에 관람한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2006)" 입니다.
1920년대 영국으로부터의 아일랜드 독립 투쟁 속에서 형제간의 애증과 연인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입니다.
짧게 얘기해서 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아일랜드공화국군(Irish Republican Army, 즉 IRA)으로 같이 싸웠던 형제가 독립 과정에서 벌어진 이데올로기의 차이 등으로 인해 비극적 결말을 맞습니다. 20세기 우리나라 어디선가 벌어졌을 것만 같은 스토리가 아일랜드에서 존재했던 거죠..
영화 제목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는 일종의 19세기 아이리쉬 민중가요 같은 것으로 19세기 아일랜드 독립투쟁에서 연인과 죽음으로 갈라진 아일랜드 저항군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보리(barley)는 당시 저항군들이 전투 식량으로 보리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고, 매년 봄 보리가 자라면 다시 영국군에 저항운동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많은 가수들이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을 노래로 불렀는데 개인적으로는 켈트풍으로 노래부는 가수 Loreena McKennitt 의 앨범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2010) >에 실린 노래들이 괜찮더군요..
I sat within a valley green
I sat me with my true love
My sad heart strove to choose between
The old love and the new love
The old for her, the new that made
Me think on Ireland dearly
While soft the wind blew down the glen
And shook the golden barley
Twas hard the woeful words to frame
To break the ties that bound us
But harder still to bear the weight
Of foreign chains around us
And so I said, "The mountain glen
I'll seek at morning early
And join the brave United Men
While soft winds shake the barley"
While sad I kissed away her tears
My fond arms 'round her flinging
The foeman's shot burst on our ears
From out the wildwood ringing
A bullet pierced my true love's side
In life's young spring so early
And on my breast in blood she died
While soft winds shook the barley
I bore her to some mountain stream
And many's the summer blossom
I placed with branches soft and green
About her gore-stained bosom
I wept and kissed her clay-cold corpse
Then rushed o'er vale and valley
My vengeance on the foe to wreak
While soft winds shook the barley
But blood for blood without remorse
I've taken at Oulart Hollow
And laid my true love's clay-cold corpse
Where I full soon may follow
As 'round her grave I wander drear
Noon, night and morning early
With breaking heart when e'er I hear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아일랜드 역사를 조금이라도 아신다면 약소국으로의 처지가 우리나라의 역사와 많이 닮았다고들 합니다.
20세기 이후 식민지 역사와 그 후 이어지는 분단의 갈등까지 많이 닮았죠.
기간으로 따지면 아일랜드의 식민역사가 더 길긴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아일랜드의 역사만을 한정해서 볼 것은 아니고 이른바 침략을 당하고 식민지를 겪은 국가가 독립하는 과정에서 거의 예외없이 일어나는 동족간의 갈등을 스테레오타입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아일랜드의 경우도 식민의 역사가 깊었던 만큼 내분과정에서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로마 카톨릭과 신교(영국 국교, 즉 성공회)와의 갈등까지도 포함되어 있고 지주와의 갈등도 빠지지 않습니다. 좌우의 갈등, 분배 문제, 종교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던 거죠..
영화에서도 한때 동지였던 아일랜드공화국군이 영국과의 독립협상과정과 이후 피터지게 싸웠고 현재도 그 노선이 아일랜드 정당들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 너무나 우리나라 역사와 비슷해서 기분이 착찹하고 그렇습니다. 아일랜드의 독립도 북아일랜드라는 숙제가 남아있고 우리의 경우에도 남북이 갈라진 상태인 현재진행중의 문제라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마음에 와닿는 영화입니다.
못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영화의 OST도 좋겠지만 기회되시면 Loreena McKennitt 의 앨범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2010) >에 실린 노래들도 한번 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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