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야기/끄적끄적

누구를 위한 CCTV인가?

Naturis 2010. 6. 14. 17:02
반응형

얼마전 초등학생이 성적 유린을 당한 사건에서 가해자 김수철이란 인물이 찍힌 CCTV를 보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해 본다...

오래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CCTV에 찍힌 학교에서 운동하러 간 적도 있어서 씁쓸한 마음이기도 하다..

방범용으로 설치되었다는 CCTV, 물론 아무 문제없이 작동을 했고 그로인해 가해자 김수철을 체포하는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범죄예방과 범인 체포를 위해 만든 이 CCTV가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누구를 위해 설치를 한 것인지 의문을 가져본다.


 


상식적인 면에서만 봐도 CCTV화면 영상을 24시간 내내 경찰당국이 일일이 감시하고 있기도 힘들지만 감시한다 한들 사건발생 직전에 CCTV화면의 인물이 범인이라는 것을 어찌 알 것이며... 화면상에서 범죄가 벌어지고 있기 전에는 현장 개입의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결국엔 사건 발생후에 CCTV 녹화된 화면을 돌려보며 범인 예상인물을 추려내는 게 현실적으로 최선의 대응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CCTV의 범죄예방 효과는 얼마나 될런지도 의문이다.
물론 CCTV 설치지역에는 범죄율이 떨어지긴 하겠지만, 모든 지역에 CCTV를 설치하기도 힘들거니와... 범죄는 마치 매춘과 같아서 눈에 보이는 곳에서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자연스레 이동하지 않을까...
실제로 CCTV가 범죄율 감소에 효과가 없다는 신문 보도가 여러번 기사화된 적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인 것은...
경찰당국의 대범죄 실적은 어떻게 측정될까 하는 것인데...
범죄예방율이나 사전검거율 같은 걸로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엔 범죄발생후 검거율로 실적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달리 말하면 경찰당국의 인력수급상 편의와 실적에는 CCTV가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는 말이다...
과연 무엇을 위한 경찰활동일까?

그런면에서, 이번 초등학생 피해 사례를 보면서, CCTV 설치와는 별도로 그 이전에 범죄 예방적 활동을 얼마나 해보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최소한 학교 측과 경찰관서와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위한 깊은 대화 한번 있었을까?
초등중학교 통학로 주변만이라도 경찰인력을 수시로 배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경찰 인력이 부족하다면 전투경찰인력이라도 투입하면 어떨까? 시위 진압용으로 투입할 생각말고...
또 그 많은 공익요원들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텐데.. 내가 관공서 가까이에서 본 바로는 대부분의 공익요원들 공무원 치닥꺼리나 하고 있다. 공무원들 능력을 향상시킬 생각은 안하고 온갖 잡일들에 공익요원 부려먹고 있더라...

그것도 아니라면 새로운 인력을 고용해도 될 듯 하다... 4대강같은데다 삽질이나 하지 말고... 그 돈이면 엄청난 고용효과가 있을 터인데...

국민 개개인이 아이들 보호에 사용할 직간접적 소요비용이 범죄예방에 들어갈 보다 결코 적지는 아니할 터인데..
결국 경찰당국에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CCTV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예산부족이나 경제논리로 치안을 논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힘있는 자들, 돈있는 자들이야 자신들이 신경쓸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불쌍한 서민들은 무슨 죄라고...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경제생활에 임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자체가 경제적으로도 이득일 터인데...

한편으로는, 김수철 나쁜 놈, 죽일 놈.. 이런 일시적 논란이나, 사형제 폐지[관련 포스팅 링크]와 같은 사후적 대처에만 다들 신경이 가 있는 모습이 씁쓸하긴 하다...
그 죽일 놈들 죽여서 범죄가 줄어든다며야 수천 수만이라도 죽여야 겠지만... 아무리 봐도 효과 미지수일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고.. 일반 사람들의 심리적 보복 그 이상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그냥 안타까운 마음에 끄적거려 보았다...

p.s 퇴고는 가급적 안하는 성격이니 오자와 매끄럽지 않은 문장은 그냥 이해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