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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한글날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경일은 지정되지는 못했습니다. 제 핸드폰 번호 뒷자리를 공개합니다. 바로 1446... 바로 훈민정음이 반포된 해입니다. 나름 의미있는 번호를 고른다고 조금 고민한 것이지요.
해가 갈 수록 한글날의 의미가 퇴색되어지는 걸까요, 언젠부터인가 텔레비젼에서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방영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반가운 소식은 문화관광부에서 국경일 지정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인촌이 아저씨가 미운 짓만 하다가 처음으로 맘에 드는 짓을 하는군요. 부디 쇼로만 끝나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전경련의 입장도 몹시나 궁금해집니다.
저는 고운말이나 바른말을 쓰는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말을 쓰는게 결코 잘 못 되었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말, 우리글의 흡입력, 창조력을 믿기 때문에 그리 비판적인 편도 아닙니다. 좋은 말을 쓰라고 해서 쓰고, 쓰지말라고 해서 안 쓸 우리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언론이나 정부기관, 한글관련 정책기관들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비속어가 난무하는 텔레비젼 드라마, 연예 프로그램은 하루 이틀 지적받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불필요하게 외국어 표현을 많이 쓰는 신문, 잡지 등도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이들이 외국어를 많이 쓰는게 나쁘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그 의도가 과연 좋은 것일까 하는데는 의문입니다. 마치 법률 관계자들이 그들만의 어려운 한자 표현을 고수하여 밥줄 유지에 힘쓰려는 것처럼, 언론인들도 나라밖에서 온 새로운 말을 사용하여 자신들의 유식함을 뽑내려는 데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조금은 의심이 갑니다. 정부기관은 한 술 더 떠서 멀쩡하게 잘 있는 우리말로 된 기관명을 많은 돈을 영어식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아직도 전 주민센터라는 표현에 익숙지 않아 그냥 동사무소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정말 웃기는 것은 저는 왜 이렇게 한국어 문법, 어법이 어려워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문법, 어법 규칙에서 일관성이 없는 예외적인 표현들, 최근에는 덜 하지만 심심하면 바뀌어 왔던 표준어 규정을 보면서 왜 내 윗세대와 내세대, 그리고 내 아랫 세대가 바르다고 알고 있는 우리말이 각각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한국어를 수출한다 어쩐다 하는데 우리 한국인들도 어려워 하는 문법, 어법을 어떻게 외국인에게 효과적으로 가르칠 지 의문입니다. 단지 소통만 가능하겠지요. 그럴바에야 앞으로라도 바른 우리말 규정을 쉽게 고치고 비표준어 일지라도 폭넓게 수용해야 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이 표현은 되고 저 표현은 안된다' 는 식보다는 '이 표현도 되고 저 표현도 된다' 는 식으로 표준국어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가 갈수록 외국인 이민자 수는 늘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농촌에서는 동남아 계통 언어가 널리 쓰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럴때일수록 그들의 언어를 일부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을 지닌 한국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어는 일부 식자층만이 사용하는 언어의 모습이어서는 안되고 그야말로 보통사람들도 이해하고 익힐 수 있는 쉬운 언어의 모습이 모습이어야 하고, 새로운 말이 들어와도 끊임없이 재창조되면서 우리말 틀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쉽고 포용력있는 말 그것이 한국어의 미래여야 하지 않을까요? 저만의 생각인가요...
한글날을 맞이하여 제 짧은 지식으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우리 역사에는 뛰어난 인물들이 많았지만 세종대왕처럼 우리에게 큰 혜택을 주는 분은 없습니다. 세종대왕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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