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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Hurt Locker'

Naturis 2010. 2. 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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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The Hurt Locker는 이번 82회 아카데미상 후보작으로서 영화 '아바타'와 더불어 최다 9개 부분 수상 후보에 오른 작은 거인이다. 전쟁 영화의 특성상 제작비가 적게 들어갈 수는 없지만 '아바타'에 비하면 저예산 영화임에 분명하다. 이미 전미 비평가상 등 여러 상을 수상한 바 있는 '허트 라커'가 올 봄 3월에 있을 시상식에서도 선전이 기대가 된다. 개인적으로 보기엔 '아바타'보다는 '허트 라커'가 수상을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왜? 영화 수상작 선정자들은 좀 더 고상한 영화를 더 선호하기 때문... ^^;

'하트 라커'는 '블랙호크 다운'과 같이 엄청난 액션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볼 영화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폭약제거시의 긴장감이나 이전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또다른 류의 전쟁을 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영화이다.
영화 도입부에서 말하듯이 "The rush of battle is a potent and often lethal addiction, for war is a drug.(전투는 강력하고 치명적이고 흔한 중독이다. 전쟁은 마약이기때문에...)"  라고 말하듯이 이 영화에서는 이라크 전쟁에 참가한 파견 미군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을 다루고 있다. 실제로 이라크 전쟁 전후 자살자들도 꽤 많았고 제대 후 사회 부적응으로 고생하는 전역병들도 꽤 있다고 해외뉴스에서도 자주 듣는 소재이다.

마약 중독, 인터넷 중독, 티비 중독 등등. 세상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중독이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전쟁에 중독된 군인을 다루고 있다. 중독이라는 것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떤 대상에 대한 헤어날수 없는 집착에 사라잡힌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허트 라커(Hurt Locker)의 주인공 제임스는 이라크 주둔 미육군의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 폭약물 처리반)의 분대장으로 새로 부임되어온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전임 분대장은 폭약 제거중 사망.
분대원(달랑 2명이다)들이 폭탄물 처리수칙에 따라 폭약물을 제거하길 원함에도 굳이 위험을 무릅쓰는 제임스. 그에게 폭탄 제거라는 위험한 상황은 자신의 아드레날린을 채우기 위한 행동인지도 모른다. 즐기지는 않으나 없으면 불안하고 마음이 편치 않은 그런 류의 중독.
남들은 한시바삐 떠나기를 원하는 전쟁터에 자신이 꼭 필요하리라고 느끼고 전쟁터에 다시 돌아오려고 하는 그런 중독이다. 
가족보다는 전쟁터를 선택하게 만들 정도의 강렬한 중독인 것인다. 이런 건 약도 없다. 지속적 정신치료 뿐.

이 영화의 주제와는 약간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영화에서는 잠깐 PMC (Private Military Company, 민간군사기업)의 전쟁을 대하는 태도를 살짝 비치고 있다. 물론 미군의 이라크 개입자체가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돈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작전을 수행하는 민간군사기업의 태도는 더욱 더 비난받을만하다. 밑에 사진이 PMC 직원. 복장부터가 일반적인 군인복장과 다르다. 영화에서는 도망치는 포로를 포상금을 위해서 사살해버린다.



아래 사진은 바렛(Barret) 저격총. 왠만한 장갑은 뚫는다는 유명한 총이다. 군인이라면 한번쯤 쏴보고 싶은 총이라나 어쩠다나...

지금까지와는 색다른 류의 전쟁 영화를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시라. 그러나, 엄청난 총격씬을 기대한다면 절대 보지 마시기를... 그런 분들에게 이 영화는 지루한 영화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미군 만세'의 영화로 느껴질 수 도 있으나 그것보다는 전쟁으로 인해 겪는 한 인간의 정신적 트라우마에 가까울 듯 싶다. 이라크 피정복민이 겪는 정신적 트라우마는 일절 다루고 있지 않으므로 그런 의미에서는 미군입장에서만 만든 영화라고 볼 수도 있겠다.

p.s 이 영화의 제목인 "hurt locker"의 뜻을 찾아보니 일반적인 사전에는 없고 신조어 사전에만 나오더군요. 여러개 뜻 중에 '상자', '피할 수 없는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 '뭔가 위험하고 사악한 것이 숨겨있는 곳' 등의 의미가 있는데 어느 의미로 써도 영화 제목과 어울릴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