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비도 오고 동네 야산으로 산책가기도 쉽지 않은 날씨라 영화만 좀 봤습니다.
닥터 슬립과 버닝을 봤는데요, 리뷰하기 좀 애매한 작품이라 짧게 소감 적어봅니다.
2019년작 닥터 슬립은 1980년작 샤이닝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공포, 스릴러 영화입니다.
샤이닝이 잭 니콜슨의 광기에 찬 연기로 워낙 유명한 영화라 아마 못 보신 분들도 유명한 몇 장면(도끼질한 문짝으로 얼굴을 들이미는 장면이라던가, 복도테 피가 가득 밀려오는 장면이라던가, 눈 싸인 미로를 자전거로 달아나는 아들과 그 뒤를 쫓는 잭 니콜슨의 장면이라던가) 정도는 다 들 아실 것 같습니다. 이 영화 닥터 슬립은 샤이닝의 그 어린 아들(닥터 슬립)이 성인이 된 이야기입니다. 닥터 슬립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노인 요양원에서 노인들의 죽음을 편안하게 보내주기 때문에..
샤이닝을 보셨으면 좋고 못 보셨어도 샤이닝이 어떤 영화라는 걸 좀 알면 닥터 슬립을 보시는데는 딱히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물론 닥터 슬립에서 샤이닝을 아마주한 장면이 있다는 걸 모르고 그냥 보는 것이긴 하겠지만 몰라도 이해하는데는 별 지장은 없어요. 단, 샤이닝에서 잭 니콜슨이 어떤 인물이었고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죽었느니 또는 그 배경호텔이 어떤 존재이니지 정도는 알고 있으면 좋긴 할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닥터 슬립에서는 닥터 슬립이 같은 샤이닝 능력자들이면서도 다른 샤이닝 능력자들을 먹고 사는 (시체를 먹는게 아니고 영혼같은 것을) 트루 낫이라 조직과의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공포 영화라서 싫은게 아니고 무섭지 않고 놀래키려고하고 보다보면 짜증나서) 이 닥터 슬립은 재밌습니다. 쓸데없이 놀래키는 것도 없고 스토리도 치밀하고요.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이창동 감독의 2018년작 버닝입니다.
감독의 밀양을 워낙 좋게 봐서 이 버닝도 은근 기대해서 봤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밀양만은 못하지만 못봐줄 영화는 아닙니다. 문제는 영화 해석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뭐하나 명확한게 없어서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어렵게 만든 영화입니다.
어렵게 사는 소설가 지망생이자 알바생인 종수가 어릴 때 동네 동급생인인 해미를 우연히 만나고 가깝게 지내지만 어느날 해미가 아프리카 여행을 갔다오면서 부자집 아들 벤과 같이 오며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벤의 등장으로 종수는 해미에게서 멀어지는 걸 걱정하고 벤에 대한 열등감을 느낌을 갖는데, 어느날 해미에게서 온 전화가 갑자기 끊어지고 실종되면서 영화는 파국으로 흐릅니다...
여기서 이 영화가 명확하지 않은게 벤과 해미의 관계도, 해미의 실종의 의미도, 해미가 한 말의 진위여부도, 심지어 이 이야기 자체가 종수의 소설속 상상인지도... 다 명확하지 않고 설명하기 힘들더군요. 왠만한 영화는 보고나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다른 사람들의 해설도 참고해보면 나름 스스로 해설의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 이 영화는 그게 않되더군요.
배우들 연기는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본 건 스티브 연의 연기였습니다. 미드 워킹데드에서의 연기만 보다 한국영화에서 연기를 보니 생각보다 배역에 맞게 잘 하더군요. 유아인과 전종서의 연기는 물론 잘 했구요.
복잡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볼만 하실지도... 하나 명쾌한 걸 좋아하는 분들은 피해야 할 영화...
청소년관람불가이고 노출씬이 좀 있다는 것 참고하시구요. 가족과 같이 보면 아주 불편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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