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전쟁영화 <아버지의 깃발 (Flags Of Our Fathers)> 입니다.
"아버지의"란 제목으로 시작하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In The Name Of The Father , 1993)> 이란 작품과는 전혀 관련없고 다른 분위기의 영화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는 IRA 테러범으로 몰린 아일랜드인들 이야기로 오래전에 봤던 영화인데 아버지의 깃발이 2006년에 나왔을 때 서로 제목이 헤깔렸던 기억이 나긴 합니다 ^^;
"아버지의 깃발"은 영화 마지막에 나오지만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한 것 입니다.
2차세계대전 태평양 전투 막바지 일본 이오지마 섬에서 산정상에 꽂은 성조기를 둘러싼 진실을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억을 전투당시와 귀국하여 영웅이 된 삶(기금 마련에 동원된 삶) 그리고 아들이 아버지의 흔적을 좇아 글에 담아내는 이야기로 시간을 넘나들어 전투 뒷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오지마 전투의 상황은 병사들이 체스판위의 말들처럼 죽어갔고 전장은 도살장과 같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아군의 오인공격으로 죽어나가기도하고.. (아군이 공격으로 죽는 경우가 전쟁영화에서 가끔 등장하죠. 보통은 오인사격이나 오폭이 많고 드물게 일부러 죽이는 놈들도 있고... 이 영화에서는 오폭과 오사격으로 죽는데 섬에 상륙하는데 등뒤에서 날아온 총탄에 맞아 죽는 모습이 시원하게 나오죠.. )
제목이 아버지의 깃발로 번역되어 있는데 "아버지의 깃발들"로 번역하는게 영화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는 거라고 보입니다. 분명 전투에 참여한 아버지들의 이야기이면서 그들의 깃발은 하나가 아니니... "들"을 여러번 사용해 번역하는게 어색하다고 그렇게 한 것 같긴한데 영화를 본 사람들에겐 그 "들"을 뺀 거 어이없는 번역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전쟁터에서 깃발을 일으켜세우는 장면이 미국 국민들에게 주는 효과가 엄청날 수 있으니 기금 마련을 위해 사진속 깃발의 주인공들을 바꿔서라도 이용하는 미국 정부의 행태도 나오죠.. 반면에 살아남은 영웅들은 얘기하죠. 그곳에 영웅은 없었고 단지 영웅이 필요한 사람들만 있었을 뿐이라고.
전쟁의 이면이 서부 총잡이들의 이면을 표현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와도 일면 상통하는 바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왠만한 전쟁영화는 대부분 본 편인데 이 영화는 그 중에서도 재미도 있고 작품성도 있는듯 해서 아직 못 봤으면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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