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 리포트 (Europa Report, 2013)는 우주탐사를 주제로 한 사이언스 픽션 영화입니다.
올 10월에 개봉예정인 "그래비티(Gravity)"와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슷할 수도 있겠습니다.
유로파 리포트의 기본 스토리는 생명 존재의 가능성이 높은 목성의 위성 유로파로 유인 우주선을 보낸다는 구조입니다. 얼음으로 뒤덮힌 유로파 위성 표면 아래에는 물과 그에 따른 생명 현상이 있을 거라고 추정되는 곳입니다. 18개월인가를 걸려 유로파에 도착하지만 사고로 하나 둘씩 대원들을 잃는 위기를 겪게됩니다. 이하 스토리는 생략...
어디선가 이 영화를 페이크 다큐라고 소개한 걸 봤는데 그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우선 페이크 다큐라고 하기엔 현실과 동떨어져서 현재 달 이외의 우주를 유인 우주선이 가본 적도 없고 갈 능력도 않되며 영화에서 대중들 몰래 우주선을 타고 나간 것도 아닌데 이런걸 페이크 다큐라니요.. 하물며 아직 못가본 화성도 아니고 지구에서 화성까지 거리의 9배나 먼 목성의 유로파까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유로파 탐사에 대한 결과보고를 수많은 영상자료로 보고 받는 즉 리포트 형식을 빌린 사이언스 픽션 영화일뿐 이런 걸 페이크 다큐라고 보기에는 힘듭니다. 다만 영화적 측면보다는 우주탐사라는 다큐적 성격이 강한 특징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유로파 리포트는 과학적 상식에 충실해 보이며 흥미위주의 스토리와는 거리가 먼 우주 탐사과정을 차분하게 보여준다고 보면 됩니다. 흥미를 끌만한 쓸데없는 액션이나 긴장감, 미스터리 이런거는 없다는 점에서 저는 오히려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이후로 지구와 달사이를 벗어난 유인 우주선은 없었습니다. 우리 어릴적만해도 21세기만 되면 달나라 여행하고 우주에 식민지 건설하고 이럴거라는 미래 예상만 했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그런건 아직까진 머나먼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되더군요..
하물며 이공계에 대한 관심은 빛의 속도로 멀어져가고 위성하나 자력으로 쏘아올리기 힘든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네요.. 그냥 뭐 외국에서 우주탐사하는 보도나 보며 즐거워하면 될 듯...
<유로파 사진... 출처는 NASA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인류의 우주탐사에 대한 어려움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빨리 먼 우주로의 탐사를 재개하라고 압박의 메시지를 보내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영화는 지루한 거 잘 견디는 분들, 평소 과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추천을 해 봅니다.. 참고로 저는 지루하게 보지는 않았습니다.
<PS. 댓글에 페이크다큐가 맞다는 의견이 있어서 제 의견을 따로 추가해 남깁니다. 스포일러 약간 있습니다.>
페이크다큐형식을 취한건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좀 실패한 페이크다큐에 가깝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우선 시간을 왔다갔다 하는 것부터 페이크다큐라고 하기엔 좀 편집이 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구에서 사건에 대해 리포팅하는 듯한 여자 A와 우주선속 비디오에서 마지막에 죽었던 여자 B의 보고를 중간 중간 섞어 놓은 편집을 했는데, 문제는 여자 B를 영화내내 마치 살아서 보고하는것처럼 감독이 편집을 해버렸다는 점입니다.
즉 "우주선에서 촬영한 비디오"를 영화에서는 시간을 왔다갔다하며 편집해서 보여줘 버렸다는 것인데 이점은 "발견된 영상(found footage)" 이라는 페이크다큐 영화틀에서 좀 벗어난다고 보입니다. 발견된 영상은 적어도 비디오에 담긴 시간순서로 보여줘야 한다고 봅니다.. 감독이 "발견된 영상"까지 편집해서 뭐하자는 건지...
비디오를 시간 조작한 다큐방송이니 그것도 페이크다큐라고 할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 적어도 발견된 비디오를 편집하는 페이크는 하지 말아야 할 듯...
제대로 만든 페이크 사이언스다큐로는 "voyage to the planets and beyond" 라는 티비시리즈가 있습니다. 요건 진짜 다큐인것처럼 제대로 속입니다. 적어도 사이언스 다큐에서는 이 정도는 해야....
그래도 유로파 리포트가 페이크다큐라는 건 맞는것 같습다.. 단지 감독이 페이크다큐를 의도했다면 실패한 또는 어설픈 페이크다큐 영화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렇다고 영화 자체가 잘못 만들었다거나 그런 얘기는 아니구 페이크다큐 관점에서 그렇다는 얘기이니 오해는 마시길.. 오히려 저는 이 영화 추천하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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