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사진 찍으러 나갔다가 처음 보는 벌이 있어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서양뒤영벌로 추정됩니다.
좀 겁나게 생겼습니다. 꽁지가 하얗다는 점이 특징이고 턱이 잘 발달된 듯 하구요.
렌즈 가까이 가져가기 두렵더군요. 크기는 꿀벌보다 최소 2배이상..
서양뒤영벌 (Bombus terrestris, the buff-tailed bumblebee or large earth bumblebee ) 은 이름에도 있듯이 서양에서 들어온 뒤영벌인데 호박벌과는 가까운 종류라고 합니다. 조금 비슷한 점도 있고.
일반적으로 꿀벌은 꿀을 모으지만 뒤영벌은 생태상 꿀은 안 모으고 꽃가루만 계속 모으기 때문에 농가에서 수분활동을 하기 위해서 화분매개곤충인 뒤영벌을 들여왔다고 합니다.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퍼진 걸로 보이구요.
서양뒤영벌에 계속 렌즈를 들이대니까 얼마 있다 도망을 가버려서 좀 아쉽웠습니다. 암튼 생김새와 달리 엄청 순한 녀석... ㅋ
벌에 대해 좀 더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시에서만 사셨던 분들은 벌이라면 무조건 무섭고 피하려고만 하지만 시골에서 살아본 제 경험상 벌도 종류가 많아서 공포감이 다 다릅니다.
제가 본 벌로는 땅벌, 장수말벌, 말벌, 꿀벌, 호박벌, 뒤영벌, 호리병벌.... 기타 이름모를 특이한 벌들...
사실 벌 개체수가 적을 때는 그다지 공포감 없습니다. 벌이 공격하거나 하지도 않구요. 일반 말벌도 잡아서 죽이고 그랬었구요..
벌에 쏘인적은 꿀벌, 호박벌에 몇 번 그리고 땅벌에 한번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벌알레르기 같은 건 없어서 따끔하게 아팠을 뿐이었습니다.
벌이 제일 무서울 때는 역시나 벌집을 건드렸을 때입니다.
제 경우에는 벌떼에 쏘여본적이 없습니다만... 어릴적 제 친구가 쏘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친구 여럿이 놀다가 벌이 땅속 구멍으로 들락날락 하는 걸 보고 돌던지고 장난을 쳤는데 갑자기 땅벌떼가 공격해서 모두 줄행랑... 1~2백미터 남짓 떨어진 저희 집으로 피신했는데도 몇 마리는 끝까지 쫗아오더군요. 저도 땅벌에 한두방 쏘였지만 제 친구 한 녀석은 더 집중적으로 당했습니다. 친구녀석 몸에 여러방 머리에도 여러방 맞아서 머리카락을 헤치며 벌침을 뽑고 된장바르고 그랬던 기억이 나는군요. 다행히 크게 다친건 아니구요.
이건 금계국에 앉아있던 꿀벌입니다만 가끔 장수말벌같이 겁나게 무서운 녀석도 보입니다. 거의 가운데 손가락 길이의 장수말벌은 정말 공포 그 자체랄까요 ㅋ
어쨌거나.. 그냥 건들지만 않으면 공격을 안 할거라는 믿음으로 다음에는 겁나 무섭게 생긴 벌들도 좀더 다가가 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