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습니다
더 그레이는 늑대와의 사투를 그린 재난영화라고만 할 수 없는 색다른 영화입니다.
주인공 오트웨이(리암 니슨 분)은 알라스카 석유시추소 노동자들을 주변의 야생동물들로부터 보호하는 헌터라는 직업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곳 노동자들은 벼라별 사람들이 모인 무질서하고 희망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오트웨이도 아내가 떠난 후(후에 밝혀지지만 병사한 것임) 외로움에 그녀에게 자살을 계획한다는 편지를 쓰고 자살을 시도하려다 늑대 울음소리를 듣고 자살을 포기합니다.
얼마후 오트웨이와 팀원들(시추노동자들)은 비행기를 타고 도시로 가던중 블리자드로 인해 비행기가 추락을 하고 말죠..
모두 죽고 7명이 살아남아 추위를 견디고 늑대를 피해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결국 다 죽고 남은 건 주인공 오트웨이.. 신에게 구해달라는 애원도 하나.. 그럴바에야 내가 한다는 말을 하고 다시 길을 떠나지만 그가 가던 곳은 늑대 소굴... 늑대를 피해 도망쳤다고 생각했던 곳이 늑대 소굴이었고 알파(늑대 두목)와 오트웨이는 최후의 결전을 벌입니다.
사실 마지막 두목 늑대와의 결투가 좀 애매하긴 합니다.
마지막 씬은 정수리쪽이 정면으로 보이게 오트웨이의 머리쪽이 늑대 배에 누워있는 장면입니다. 늑대 배는 조용히 헐떡이구요.
제 생각엔 오트웨이가 두목 늑대를 해치우고 늑대배위에 누워있는게 맞다고 봅니다.
영화 초반에 오트웨이가 늑대 한마리를 쏴죽이고 죽어가는 늑대의 헐떡거리는 배를 쓰다듬는 장면이 나오죠. 마지막 두목늑대의 헐떡거리는 배도 똑같이 추측하는게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늑대 배위에 머리를 배고 눕는 것 자체가 힘든일을 극복해낸 결과물이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오트웨이가 얼마나 상처를 입었는지 그 이후는 도저히 알 수는 없죠..
어린시절 주인공 오트웨이의 술만 마시고 폭력만 휘드르며 무너진 생활을 했다던 아버지가 오트웨이에게 그나마 자존심으로 자주 들려주던 짧은 자작시가 있습니다.
"Once more into the fray... 한번 싸워보세
Into the last good fight I'll ever know. 마지막으로 폼나게 싸워보세
Live and die on this day... 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
Live and die on this day..." 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
그리고 죽은 아내가 주인공의 기억속에서 끊임없이 속삭이던 말..
"두려워하지마라".. 아내의 죽음을 두고 슬퍼하는 오트웨이에게 아내가 위로하며 하는 말입니다.
아내가 죽은 후 삶을 두려워하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오트웨이에게 아버지의 시와 아내의 속삭임은 공통적으로 두려워말고 현실을 맞서 싸워라는 말하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아버지의 시가 자포자기한 사람의 마지막 용기 또는 자존심과 같다면, 아내의 속삭임은 죽음의 이별후에 남을 남편에대한 위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대자연앞에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그냥 하나의 생물종일 뿐이라는 것을... 늑대를 피하려해도 결국 만난 곳이 늑대소굴이라는 것처럼 피할 수 없는 현실은 받아들이고 그냥 맞서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문화예술 >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머신건 프리처 (Machinegun Preacher, 2011) - 아프리카의 비극, 총을 든 선교사 (2) | 2013.01.01 |
---|---|
[영화] 바람의 검심(るろうに剣心, Rurouni Kenshin, 2012) (0) | 2012.12.30 |
마크로스와 건담 (8) | 2012.12.27 |
[영화] 저지 드레드(Dredd , 2012) - 액션만큼은 볼만한 그리고 잔인한 (4) | 2012.12.27 |
[영화] 최후의 스타화이터(The Last Starfighter 1984) - 어린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SF영화 (7) | 2012.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