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야기/끄적끄적

보이지 않는 룰과 자유의 경계 사이

Naturis 2010. 9. 12. 01:46
반응형

마음도 답답하던 차에 비가 오는 가운데 바람 쐬러 근처 보라매 공원에 갔다..

비가 오지만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우산이나 받쳐 들거나 우비를 입고 녹색 트랙을 돌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반시계 방향 그러니까 육상 경기장의 트랙도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걷고 달린다...



그런데 어느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 네 명이 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이 보였다.. 사람들이 그들을 피해 트랙 한쪽으로 발길을 바꾼다..

잠깐 스쳐 가는 우연히 그런 것이려니 했는데 내가 반바퀴를 돌았을 때 그 일행과 다시 마주쳤다.. 즉, 그 일행은 시계 방향으로 트랙을 반바퀴 이상을 돌았음이 분명한다... 순간 불쾌함이 몰려 온다...입가에서 욕이 맴돈다.. 비가 오는 중이라 우산을 들고 트랙을 돌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역방향의 일행과 마주치는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게다가 반바퀴를 돌았다는 것은 그 일행이 그들 목적지를 향해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도 무방했음에도 궂이 일부러 시계 방향으로 돌았음을 추측해 볼 수는 있다..

트랙에 특정 방향으로 돌라고 표기된 것은 아니다... 트랙이 양방향 차선 나뉘듯 나뉘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반시계 방향으로 트랙 구간마다 거리가 표시되어 있고 중간 중간 자전거 진입금지 표시만 그려져 있을 뿐...

분명 트랙을 도는 방법에 대해 명백한 금지사항은 없으나 이 트랙에서는 누구나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그와 반대로 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은 자유일까 아니면 보이지 않는 룰(common sense? )을 어기는 것일까?

어느 선까지 상식이 적용되야 하는 것이며 상식은 지켜야만 하는 것일까?
상식이 자유의 억압이나 생각을 억압하는 것은 아닐까?

문뜩 왼손잡이들을 생각해본다.. 왼손으로 악수를 청하면 상식에 어긋나는 무례함일까, 소수자의 권리 주장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