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쌀농사가 풍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다..
그러나, 농민들은 기쁘지 않다. 쌀값은 떨어질 것이 분명하고 정부의 수매량은 한정되 있다..
(경제학 관점에서 농민들에게 농수산물 풍년은 흉년만 못하다.. 쉽게 말해 흉년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이 이득이라는 얘기다..)
일부 농민단체에서는 재고 쌀을 대북 쌀 지원으로 소모하길 원한다... 물론 야권이나 시민단체에서도 이를 강력 주장하고 있다..
잠깐 쌀에 관한 정치인들의 중요 의견을 들어보면...
7월 6일 :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쌀 재고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2005년산 묵은 쌀을 사료용으로 특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7월 7일 :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남아도는 쌀을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다른 나라에 지원해야 할 판국에 남북이 대결관계를 이루고 있다해서 북녘 땅에서 굶어죽어가는 내 형제를 두고 그 쌀을 사료로 사용하는 것은 전세계에 부끄러운 일"
"적대적 관계를 핑계로 쌀 36만t을 사료로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은 비인도적이고 세계의 지탄을 받을 만한 일"
"우리나라의 쌀 적정 재고량은 72만톤인데 지금 150만톤의 재고가 있다. 쌀이 썩어간다"며 "그렇다면 당연히 (수해가 난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하는 것이 사람이 할 일"
8월 31일 : 유정복 신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국민 정서를 감안해 정부 재고쌀을 사료용으로는 공급하지 않겠다"
9월 8일 : 통일부 현인택 장관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적십자사가 100억 원(쌀 1만톤) 한도 내에서 쌀과 시멘트 지원을 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긴급구호 지원에 대해서는 적십자사가 하는 것이라 최종 판단도 적십자사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9월 9일 : 민주당 박지원 대표
"그 1만t은 현인택 장관 식구들 먹으라고 갖다줘버리라"
9월 10일 :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송훈석(무소속·속초-고성-양양) 의원
"국내 쌀 재고량은 올 추수전까지 적정 재고량의 2배인 149만t에 이를 전망"
"정부가 쌀 수급대책으로 2005년산 재고미 11만t을 처분해도 138만t이 남는다"
"연간 90만∼100만t이 부족한 북한의 식량난을 고려해 쌀 대북 지원으로 쌀 재고문제와 남북문제를 해결하자"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 한다..
대북 쌀 지원은 전혀 안할 거라고 했다가... 재고쌀을 쌀사료로 쓴다고 했다가... 100억원(1만톤) 내에서 대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했다가...
참고로, 지난 정부들에서는 매년 평균 40만톤 정도를 북한에 차관형태로 지원했었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전혀 지원한 바가 없다..
또한, 정부 추산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분 100만톤 정도(현인택 통일부 장관)이고, FAO(유엔식량농업기구) 은 110만톤이나 된다..
100억원... 그냥 들으면 굉장히 많은 금액일 수도 있다.. 적어도 개인에게는...
우리가 가진 재고쌀이 약 150만 톤이다... 그중에 1만톤을 주겠다는 것이니 앞에서 말한 100억원(1만톤)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어쩌면 흔히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전략적인 언어 선택의 일종 즉 Double Speak 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100억원이라는 말만 들어도 국민들은 "와~" 할테니 말이다..
반대로 100만톤이 부족한 북한입장에서 보면 150만톤 가까이 쌓아놓고 1만톤 지원하는 남한이 반갑고 고마워 보이기나 할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통일부 장관이 말한 100억원... 현금이 아니다... 남아도는 쌀을 현금으로 환산한 금액이다.. 실제 현금 지원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 쌀은 넘쳐나는 재고쌀을 관리하기에 매년 엄청난 돈을 쏟아 붇고 있는 그런 쌀이다..
한마디로 애물단지와 같은 재고쌀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쌀을 북한에 지원하는게 아깝다고?
인도주의? 그런거 싫어하는 국민들 엄청 많은 거 다 맞다... 당사자가 북한이라면 더 싫어할 국민들 많다...
나 자신도 사실 인도주의적 지원이니 북한의 식량난이니 이런 문제가 그리 와닿지는 않는다... 나 살기도 힘드니까...
그렇다면, 인도주의를 떠나서 전략적 실용주의 측면에서 바라볼 수는 없을까?
이명박 정부에서는 그 잘난 실용주의를 재고쌀 대북지원에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일까?
농민도 살리고, 국내쌀 재고문제와 쌀값 하락 문제도 해결하고... 적어도 경제적으로 국내 경제에 꽤 도움이 되는 정치적 행동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국제사회에서도 체면이 서고..(물론 미국과 일본은 싫어할 지도 모르겠다...)...
사실 제일 큰 피해자는 농민이다... 쌀소비는 점점 줄어들지... 몇 년동안 대북 쌀지원은 중단됬지, 매년 외국으로부터 의무적으로 일정량(32만톤)을 수입해야 하지... 게다가 쌀농사는 매년 풍년이다.... 정말 쌀값 하락은 뻔한 결과일 수 밖에 없다.
미래의 역사서에 "2010년 남한은 남아도는 쌀을 비축하고 북한의 굶주림은 모른척 했다" 라고 쓰일지도 모르겠다...
쌀소비를 위해 쌀막걸리나 마셔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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