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음.
젊은 잭 니콜슨을 볼 수 있는 영화 1970년작 <잃어버린 전주곡> (Five Easy Pieces , 1970) 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오일 시추공으로 일하는 주인공 로버트 바비의 방황하는 삶을 그린 것입니다.
원래는 워싱턴주의 중산층 음악가 집안에서 어릴적부터 피아니스트로 길러진 로버트.
어릴때 신동이었고 음악가 집안에서 기대를 받고 살았으나 가출후 지멋대로 살다 오일 시추공으로 일하는데 정처없는 블루칼러 노동자로서의 삶은 기득권적인 천재 음악가로서의 삶이 거짓으로 보였던 거죠.
결국 캘리포니아에서의 노동자로서의 삶은 자신의 직장동료이자 친구가 결혼해 아이를 갖고 사는 것에 비해 그마저도 거부하고 동거녀 레이엇에게 마음을 주지 못합니다. 어딜가나 마음은 NTG(nowhere to go).
마지막 장면에 바비가 레이엇을 남겨두고 북쪽으로 가는 트럭을 얻어타는데, 아마도 가족의 저택으로 가던중 태워줬던 두 여인중 하나가 "더러움"에 가득찬 세상을 벗어나 깨끗한 알라스카로 가겠다고 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는 듯 합니다. 음악가 패밀리로서의 삶과 블루칼러의 삶 모두에 정착하지 못하고 백지의 장소를 찾는 삶?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남도 사랑하지 않는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그런. 완전히 다른 계층의 삶이 보여지긴 하는데 주인공은 어느 계층의 삶에서도 만족을 못하죠.
한편 영화 제목의 fieve easy pieces 는 5개의 클래식 피아노 초보자용 독본 같은 것입니다. 번역 제목 "잃어버린 전주곡"은 번역자의 상상력인데 언듯 그렇듯하긴 합니다. 실제로 영화 도입부에는 쇼펭,바흐,모자르트의 피아노곡 5개가 설명되어있습니다. (물론 피아노에 문외한인 저는 다 모르는 곡들. 봐도 모르고 들어도 모르고..)
아마도 이 5개의 피아노곡은 로버트의 어릴 시절 어머니를 잃고 엄격한 아버지로부터 음악을 배운 기억때문에 (아마도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배웠을 거라고 추측되는) 그가 좋아하는 초보용 피아노곡 그 이상의 음악가로서의 삶을 멀리하려는 심리를 표현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은 듭니다.
한편, 영화에 여러 곡이 삽입되어 있는데 영화의 주제곡 같은 "Stand by your man" (Tammy Wynette 이 부름) 이 아주 유명하죠. 좀 오래된 노래지만 다들 아실 듯..
볼만한 영화. 기회되시면 한번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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