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 바다

눈내린 후 관악산에 오르다

Naturis 2009. 12. 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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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린후 처음으로 관악산에 올랐습니다 - (2009/12/26).
비록 적은 양이고 이틀전에 내린눈이라고 하지만 겨울산에 오르는 건 좀 부담스럽습니다.
아이젠을 가져갈까 하다가 많지도 않은 눈에 아이젠을 착용한다는 것이 우스꽝스러울것 같기도 하고 불필요하게 바위에 못질하고 오는 것 같아서 아이젠 없이 그냥 산에 오르기로 결정.


그러나, 눈이 살짝 덮여있는 민들민들한 바위는 정말 미끄럽습니다. 위 사진은 제3깔딱고개 위에서 연주대 정상으로 가는 길에 있는 말바위입니다.
눈이 내리지 않을때는 수월하게 지나가는 길인데 오늘은 바위에 녹지않은 눈때문에 좀 꺽정스럽긴 하던군요. 이 지점에서 그냥 돌아가는 사람도 더러있더군요. 사실 이지점은 눈내리기 전에도 등산 초보자들이 더이상 올라가기 힘들다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조금 있긴 합니다.   

얼어붙은 계곡물 위로는 아직도 흰눈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겁없는 사람은 이 곳만 지나가기도 합니다.


말바위 근처에서 바라본 과천대공원과 그 뒤로 청계산이 보입니다. 과천대공원 호수가 하얗게 내린눈으로 뒤덮여있는게 보이시는지...

연주암 근처에서 내려다본 관악사지터. 그늘진 곳이라 그런지 눈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연주대 조경대 앞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새끼 눈사람 둘. 어느 길가던 연인이 만들었나 봅니다. 그냥 나이든 연인 아줌마, 아저씨 일지도... ㅎㅎ

연주대 정상에서 기상관측소 방향으로 내려다 본 모습. 바람 안 불땐 햇살때문에 정말 따뜻하지만 바람불면 정말 추워요... ^^;
근처에서 가져간 배즙하나를 마셨는데 가방 옆구리에 그냥 끼어두고 와서 그런지 배즙이 거의 시원하게 얼기 직전이더군요. 배 속도 시원~


연주암 가는 길. 연주암에서 사과 하나 씹어먹고 그냥 왔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눈이 제법 두껍게 싸여서 좀 미끌거리고 대부분 아이젠을 끼고 지나가더군요. 그래서인지 근처에서 아이젠을 팔고 있구요. 근데 좀 비싼듯. 집에 아이젠을 놔두고 왔는데 내가 아이젠 절대 사지는 않지요. ㅋㅋ
앞으로는 겨울철엔 항상 가방에 아이젠을 넣어두고 다녀야 할 듯 합니다. 오늘 같은날 가끔은 필요하거든요. 오늘 산행에서 넘어지는 아줌마, 아저씨 여럿 봤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유비무환이 필요한 건데요...근데, 아이젠 착용하고 넘어지는 사람은 뭐지? -_-;

사실 산에 내려올때 위험할까바 좀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기우. 산에 올라갈 때, 내려올 때, 저만큼 빨리 내려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혼자여서 그럴까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거의 뛰어오다시피해서 내려왔으니까요. 어쨌거나 산행은 한번도 안 넘어지고 무사히 해냈읍니다. 그래서일까요 3시간만에 산행을 마쳤습니다. 눈내린 길을 생각하면 양호한 성적입니다. ㅎㅎ

카메라를 잃어버린지라 그냥 핸폰 디카로 대충대충 찍어왔는데 역시나 색감이 일반 디카보다 많이 떨어지네요. 더도 말고 그냥 싸구려 똑딱이 하나 장만해야 할 듯 합니다. 남길 건 남겨와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