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서울대공원에 갔다가 흥미로운 플래카드를 보았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공연 중단을 철회하라!" 이런 문구였습니다.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이슈가 바로 이 돌고래 공연에 관한 문제 입니다.
서울시에서는 (불법포획된) 남방큰돌고래종인 제돌이라는 이름이 돌고래를 자연적응 훈련을 거쳐 2014년에 제주도 앞바다에 방사하려고 발표를 했었죠..
그런데 서울대공원에서는...
요런 식으로 돌고래쇼 대신에 생태설명회라는 이름으로 실상은 돌고래쇼와 비슷한 쇼를 만들어 대체했습니다.
돌고래 제돌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서울대공원에 갔던 제가 보기에도 꼼수부린다는 것이 티가 나보입니다..
"생태설명회", "제돌이와 친구들", "귀향하는 돌고래(제돌이)와 추억만들기" 라는 수식어구로 포장을 했지만 누가 보아도 이건 돌고래쇼를 이름만 조금 바꾼 정도로밖에 안보입니다.
돌고래쇼 -> 돌고래 생태설명회 ... 이렇게 말만 바꾼거죠... 자연적응 훈련을 대중들 앞에서 약간의 쇼를 곁들어 해야 하는 건가요?
이런 꼼수 이명박 정권 내내 봤었죠..
한반도 대운하 -> 4대강 살리기...
일종의 더블스피크(double speak, 이중화법) 이라고 볼 수 있죠.. 대중 기만에 쓰이는..
4월 23일에는 돌고래쇼 존폐 문제를 묻는 시민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제돌이에 대한 방사문제를 넘어 돌고래쇼 자체에 대한 존폐를 묻는 토론회였습니다.
당연히 돌고래쇼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게 됬습니다.
돌고래쇼 존폐 찬성측은 서울대공원측이 대표한다고 보면되고...
돌고래쇼 존폐 반대측은 동물보호단체가 대표한다고 보면됩니다.
“도시화된 환경에서 동물 쇼는 동물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교육적 효과를 가진다”
"동물원 동물은 야생화하는 게 목적이 아닌 만큼 동물원 내에서 생을 누릴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돌고래가 사육장에 적응돼 있고 수년간 사육사와 신뢰관계 형성돼 서로 교감하고 있다. 학대행위 없이 조련하고 있다. 아이들 정서를 순화시키고 동물 사랑하는 마음 키워줌으로 돌고래쇼는 계속돼야 한다."
"공연 내용도 묘기가 아닌 동물의 해부학적 특징과 행동 양상을 보여주고 조련사과 호흡하면서 공연한다" "보는 이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주기 때문에 돌고래 공연은 계속되는 게 맞다"
"요즘 아이들은 더 많은 자극을 원하며 놀이공원으로 가고 있다" "어렸을 때 동물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동물원이라는 공간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냐"
돌고래쇼 반대측 의견
“동물 쇼는 인간의 흥미를 위해 만들어지는 것인 만큼 재고돼야 한다”
"동물원에서 탄생한 동물과 잡아온 동물은 다른 것이다. 야생동물을 잡아 가두는 건 정당하지 않다. 시설 좋은 감옥이라고 살고 싶겠나. 몸만 둘 정도의 공간에서 주는 밥 먹으면 행복할까"
"동물의 자연스런 형태가 아니라 인위적인 개입이 있다면 교육이 아닌 반교육이 될 수 있다"
"동물쇼는 동물이 자연에서 살아야한다는 걸 가르치기 보다는 애완 장난감으로 의인화되고 동물 소유욕을 부추기는 면이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대체적으로 반대의견이 많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돌고래쇼 찬성하는 사람들이 이런 토론회에 올 이유가 없겠죠.. 괜히 눈총이나 받고요..
그래도 이런 변명과 꼼수는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이라면 다 통하는 대한민국에서 "교육적 효과" 운운하는 것... 솔직히 교육적 효과를 위해서 돌고래쇼를 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눈요기를 위해서 동물원 운영을 위해서죠..
특히나 서울대공원 노조가 동물을 사랑해야 할 그들이 "돌고래쇼 중단 반대" 플래카드까지 걸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난하는 것은 많이 아쉽습니다.
밥줄은 무엇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물보호를 좀 생각해야 하지만 돌고래쇼를 못 보는 건 좀 아쉬워... "
제 솔직한 마음도 그렇구요..
제돌이에 대한 이슈는 돌고래쇼 유지 문제를 떠나 동물원에 대한 존폐에 대한 해묵은 대립과도 연결되어 생각해 볼 만 한것 같습니다.
다만 돌고래쇼의 경우는 동물원에 가둔것도 모자라 인간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요량으로 학대아닌 학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동물원 존폐 여부와는 따로 분리해서 따져보는 게 더 좋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동물원을 정의하자면... "최초의 목적은 인간의 눈요기를 위해 만들어졌고... 동물밀렵을 부추켰으며... 돌아갈 곳 없고 자연적응이 어려운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으며... 자연으로 돌아가면 인간의 간섭으로 멸종이 우려되는 희귀동물을 보호하며... 이렇게 동물보호라는 변명으로 동물을 가두고 있지만 언젠가는 인간의 터전이 동물에게 돌아갈 날이 온다면 없어져야 할 곳... " 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어쨌거나 쉽지않은 문제... 토론은 계속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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