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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윈터스 본(Winter's Bone)" (2010)

Naturis 2011. 2. 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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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윈터스 본... 진지한 영화... 각종 영화제에서 수십개의 상을 탄 영화..
그러나, "현재" 네이버 평점은 낮습니다.. 7점이 채 않됩니다..
결코 그 정도로 이 정도 평점을 맞을만한 영화는 아닌데 왜 이렇게 평점이 낮은 걸까요..

우선 영화 포스터의 "미스터리(?)" 운운은 정말 어처구니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결말(?) 뭐 이런거 없습니다... 영화를 보면 중간쯤 되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인공의 아버지가 왜 어떻게 죽었는지 따로 설명이 없어도 짐작이 갑니다..
이 영화는 결코 충격적인 스토리나 미스터리를 얘기하려고 하는게 아닌데 그 쪽으로 바라보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따라서, 영화 포스터 대로의 영화를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실망스런 영화일수도 있을거라 봅니다...



너무 조용하고 적막해서 오히려 무소음의 공포감이 느껴질만한 미국의 어느 시골 마을...
정신이 나간 어머니와 어린 두 동생을 돌보고 있는 17세 소녀 "리 돌리"...
갑자기 사라져버린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리 돌리...
아버지는 마약제조와 관련해서 수사를 받다 집을 담보로 보석을 받고 나왔다가 사라져버렸습니다..
법정에 출두하지 않으면 집을 잃어야만 할 형편...
가깝고 먼 친인척 관계이기도 한 이웃들... 그들도 마약업에 관련되어 있어서 리 돌리가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습니다..
집에서 내몰려야 할 시간은 다가오고 군에 입대해서 돈을 마련하려고 하나 그마저도 어렵게 되버렸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무엇보다 어린 동생들이 뿔뿔이 헤어져버릴 가능성까지 염두해야 할 상황입니다...
그녀는 먹을거리를 위해서는 다람쥐 사냥도 마다하지 않으며 다가올 현실을 위해 어린 동생들에게는 잡은 짐승의 손질법부터 총기 다루는 법까지 가르쳐 주기까지 합니다.. 17세의 소녀가 행동은 아버지 역할을 다 하고 있던 거죠...

사실 아버지가 사라져버린 것도 마약과 관련한 그의 내부고발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웃들이 달갑게 여길리가 없으며 리 둘리에게 위협을 가합니다.. 
아버지가 죽었으리라는 것도 짐작하고 있으며... 그를 죽인것도 이웃들이라는 것을 짐작하고는 있습니다...
결국... 그녀를 위협하는 이웃에게서 아버지의 시체의 일부를 돌려받는 것으로 현실적 타협을 하는 것으로 스토리는 종료됩니다..

먼 친인척관계인 이웃으로선 그녀가 사건을 둘쑤시고 다니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최소한의 친인척으로서 리 둘리 집안 식구가 흩어지는 것을 막아줄 수도 있으며...
어린 리 둘리 자신으로선 아버지가 도주상태가 아닌 죽음의 증거를 보안관에 제시함으로써 집이 날라가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처음에는 살아있을지 모를 아버지를 찾는게 목적이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집에서 내쫓겨야 할 판인 소녀에게는 죽은 아버지라도 찾아야 할 절박한 심정인 거죠..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아버지의 형으로 나오는 티어드랍(Teardrop)..  항상 코에 하얀 가루를 달고 사는 마약에 찌든 인물이어서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서 뭔 일이라도 저지를 것만 같은 남자로 나오죠...
처음엔 리 돌리가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걸 막지만 나중엔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은데 영화를 보고나서 이름속에서 느끼는 것은... 하나밖에 없는 동생에 대한 복수심이 가득차지만 마약 가루속에 눈물방울(Teardrop)을 숨기고 사는 것처럼요....    



어쨌거나..
이 영화가 말하려는 것은 어린 소녀가 짊어지기에는 턱없이 무거운 삶의 무게와 차가운 현실.. 

냉정하기만 한 현실 속에서 소녀 가장이 되어버린 그녀의 험란한 싸움은 표면적으로는 아버지를 찾는 싸움일 지언정 실제적으로는 어린 두 동생과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어머니를 지켜내야 할 가장으로서 가족을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싸움인 거죠...

따라서, 살아있는 아버지를 보고 싶어서 아버지를 찾으러 다니다가 죽어있는 아버지를 찾고나서 충격적인 결말이다는 식의 스토리 전개 의도가 아니라는 거죠... 그런 식으로 영화를 소개하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이 영화의 특징으로는 배경 음악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간간히 컨츄리 음악이 연주되곤 하지만 그건 파티나 바에서 사람들이 즐길때의 얘기고... 전반적으로는 허물어져가는 건물들과 숲과 들판으로 표현되는 미국 남부의 시골 모습을 적막함으로는 부족해서 음침하다고 느낄 정도로 음악이 없습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으나 무서운 일이 조용히 숨겨져 있는 것처럼 말이죠..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영화는 미스터리 영화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소설 원작에서는 어떻게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감독의 의도는 결코 그런 것이 아니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미스터리적인 부분은 오히려 명확하진 않지만 충분히 상황을 추론해낼 만큼 상황을 이해할 수게 표현되고 있어서..  미스터리 영화라기보다는 성장영화와 약간의 페미니즘적 경향을 가진 영화라고 보는 게 더 맞는 설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영화에 대한 정보를 모르고 보더라도 영화를 보다보면 여성감독이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고 짐작할 정도로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이 영화는 여성 감독인 "데브라 그래닉(Debra Granik)" 이 만든 겁니다.. )

아마도 여성 감독이 여성으로의 입장에서 어린 소녀가 짊어져야 할 삶에 공감하여 영화를 풀어나간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

영화 곳곳을 보면 겉으로는 가부장적인 남성들이 뒤에 존재하지만 실제 이야기 전개의 핵심은 여성들이죠... 남성은 오히려 강한 척 하지만 오히려 나약한... 마약에 찌든 모습이 대부분입니다.. 전면에 나서지 않아서 여인네들에이 전면에 나서는 것처럼 보입니다...  젊은 보안관 마저도 겁쟁이로 묘사됩니다..
리 돌리를 옆에서 도와주는 것도 여자 친구죠..
그리고, 마지막에 리 돌리와 현실적 타협을 해주며 그녀에게는 최소한 가족을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도 이웃 여성들입니다.. (남자 우두머리가 어떤 식으로 관여했는지는 명확히 보여주지는 않으나 적어도 영화속에서는 여성들이 나서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이 영화에서 공포란? 일반적으로 말하는 그런 살인 죽음같은 그런 공포는 없습니다..
궂이 공포라면 의지할데 없는 차가운 현실 자체가 공포겠지요... 그리고 적막함의 공포도 추가할 수 있겠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우리사회의 공포는 그 반대가 아닐까하는... 너무 시끄러운데 삭막한 현실이 숨어있다고나 할까... 시끄러우서 그 진실이 안보이는 그런 현실...



각설하고...
영화 제목 "Winter's bone"... 직역하면 "겨울의 뼈" 쯤 되겠습니다만, 차가운 겨울에 인적이 드문곳을 딩굴고 있는 한점의 살도 없는 앙상한 뼈처럼... 삭막하고 차가운 현실을 의미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냥 미스터리 영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겨울 늪에서 건져낸(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사실 건진건 아니죠..-_-; ) 아버지의 손뼈" 라고 해석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속의 뼈(bone)은 중의적 의미로 쓰인 듯 합니다.. (국문법 시간이 아닌뎅...ㅋㅋ)

영화에서 주인공 리 돌리가 찾으려는 것은 살아있는 아버지 또는 죽은 아바지의 주검이 아니라... 사라져 버린 소녀로서의 삶과 추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마지막 타이틀 롤이 올라가고 리 돌리의 어린 시절로 보이는 비디오가 잠깐 나오기도 하는데 추억은 어디까지나 과거속의 이야기일뿐 현실속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것일뿐인 거죠..

이 영화에서 주인공 리 돌리 역의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의 연기... 마치 르네 젤위거의 젊은 모습을 보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데 연기력이 꽤 좋아서 앞으로 분명 좋은 배우로 성장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예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여러 영화제에서 유망연기상, 여우주연상, 신인연기상 등을 받았군요...  제니퍼 로렌스 기억해 둘 이름이네요..



네이버 평점은 믿을만한게 못되는 걸까요..
네이버 평점이 채 70도 못된다고 주저하지 마시고..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를 보려는 사람에겐 미스터리한 것 전혀 없으니 미스터리를 원했던 분들은 이 영화 않보는 것이 낫고...
영화를 보고나서 미스터리 하지 않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자신의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음을 원망하고 독립영화라고 생각되는 작품은 그냥 발길을 돌리고, 다음에는 전형적인 허리우드 미스터리 영화를 찾아보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영화 포스터 제작자는 제발 영화에 대한 엉터리 소개로 영화를 망치지 마시길... 그것이 영화와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어디까지나 이 영화에 대한 평은 제 개인적 생각이었지만...  
이 영화 9점 충분히 줄만한 영화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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