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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36방(少林三十六房, The 36Th Chamber Of Shaolin, 1978)

Naturis 2010. 3. 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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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36방(少林三十六房). 간만에 홍콩 무술영화를 보았다. 그것도 쫌 오래전 1978년 작으로.
감독은 유가량(劉家良). 주연은 유가휘( 劉家輝 , Chia Hui Liu ). 형제지간이다.

유가휘는 70-80년대 많은 무술영화에서 주연을 맞았는데, 최근에 킬빌에서도 단역으로 잠깐 나왔었다. 검은 마스크를 쓴 Crazy 88대원의 행동대장으로... 바로 아래 사진이 킬빌의 그 나이든 유가휘다. ㅋㅋ



이 사진은 소림36방의 젊은 유가휘. 왜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이 생각날까 ^^;



이 분은 1980년대 초반에는 '취팔권 광팔권' 이라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홍합작 무술영화의 주인공으로도 출연하셨다. 한국인 주연은 장미희 -_-;
 지금 보면 우습긴 하지만 사실 그리 이상할 것도 없는게 그때만해도 우리나라 무술인들이 홍콩영화에도 많이 출연했었고, 한홍 합작영화도 많이 만들었었다.
아래 포스터가 바로 그것... 바로 따라 나오는 사진은 장미희 ..... ㅋㅋ ㅎㅎ


각설하고, 요즘 영화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술 수련하는 장면은 그런 소박단순함(?)이 이 영화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영화 제목처럼 이 영화의 핵심은 소림사에서의 무술 수련이지 복수를 위해 청나라군과 싸우는 장면이 아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이 영화는 무술이 중요한 게 아니고 역사적 배경이 더 중요한 것이다.
영화속에서 유가휘가 복수를 위해 소림사로 들어가 무술을 배우게 된 이유는 정성공의 반청운동에 연류되었기때문이다.
정성공이 누구냐 하면, 청나라 강희제 때를 배경으로 한 김용의 무협지 '녹정기'에 나오는 주인공 주성치가 아니고 위소보의 사부인 진금남(?)이 가입한 천지회(홍콩의 마피아 삼합회의 원류라고 하는데 다 사기인것 같다. 깡패들의 자기 합리화 인듯하고,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가 후원하는 인물이다.
다시말하면, 대만으로 들어가 네덜란드인을 몰아내고 반청운동을 하던 정성공을 중국 본토에서 후원하던 반청복명(反淸復明)의 단체가 천지회이다. 결국 정성공은 일찍 요절하고 나중에 청나라군대가 대만을 점령했다.
그런데, 소림사가 반청운동에 관여했다는 얘기가 무림사에 전해지나 다 거짓말인것 같고, 당나라를 세울 때 소림사가 당을 도왔던 것은 역사적으로 맞다.



그러나, 이 영화 속에서 정말 알아두어야 할 것은 소림사의 무술도, 정성공도 아니고, 공자의 말씀이다.
위 사진은 영화 초반에 유가휘의 학교 스승이 공자의 말씀이 적힌 벽화를 바라보는 장면이다. (뒤에 앉은 학생은 삭발하기 전 유가휘...^^; )

이는 논어 '헌문편'에서 나오는 공자의 말씀으로

智者不惑(지자불혹)

仁者不憂(인자불우)

勇者不懼(용자불구)

뜻을 풀이하면, "지혜로운 사람은 헷갈리지 않으며, 어진 사람은 걱정하지 않으며, 용기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는 말이다.

이 세가지를 통달한 사람은 군자요, 철인이라 할 수 있을 텐데, 덜더 더도 말고 한가지만 통달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