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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1989)과 중세 유럽의 삭발례(tonsure)

Naturis 2010. 5. 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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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꽤 오래된 영화다.

고등학교 때 부터 지금껏 볼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고하고 왠지 보기를 꺼려했던 영화.(미성년자 관람불가이긴 하다... 멋진 정사씬도 나오고... 고등학생 때 보았으면 더 좋았을 걸....^^; )

처음엔 뻔한 스토리일 것이라는 지래짐작으로 안 보았던 듯 하고, 나중에는 오래된 영화라 손이 안 갔던 듯 싶다.




생각해보면 괜한 선입견이었던 것 같다. 이 영화 생각보다 긴장감있고, 무엇보다 중세 분위기를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좋다.

어두컴컴한 수도원 분위기라던가 궁핍한 중세 하층계급들의 삶을 리얼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당시 카톨릭계의 파벌간의 알력이라던가, 중세말 쯤 되는 시기에 새로운 지식에 대한 열망과 억압..... 남색같은 수도원 내의 은밀한 거래..

스토리는 이런 배경에서 주인공 윌리엄(숀 코네리)이 그의 제자(크리스찬 슬레이터)와 함께 살인 사건 속의 음모를 파헤치는 것이다...

재미난 것은 중세 성직자들의 머리 모양... 속알머리 없는 대머리 스타일...

그들만의 독특한 헤어 스타일이 예전부터 궁금했던 터였다...

이 영화에서는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tonsure를 하고 있고... 숀 코네리는 아시다시피 원래 대머리다....^^;

tonsure(삭발례)라고 부르는 이 머리 모양은 굳이 서양의 성직자들을 한정하는 머리 모양은 아니고, 동양의 스님들의 머리모양도 이에 해당한다.




중세의 tonsure는 성직 후보자의 머리카락을 깎는 예절이라고 한다. 

성 베드로로부터 유래했다고 하며, 예수의 가시관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래 사진은 중세 성직자들의 삭발 과정을 그린 그림이다...






유명한 마틴루터도 아래 그림과 같이 tonsure를 하고 있다.



영화 얘기를 하다 tonsure에 대해 잠시 알아 보았다..

1930년생으로 연로한 숀 코네리... 앞으로 얼마나 그의 영화를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훨씬 오래전의 007에서의 멋진 몸매를 볼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많은 영화에서 그의 멋진 흰수염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 기호학과 역사학에 관심이 많은데 시간이 나면 이 영화의 원작 소설가인 움베르토 에코(기호학자이자 역사학자이다)의 소설을 직접 읽어봐야 겠다.
즐거운 영화세상 씨네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