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 8봉 능선에 서다 (2009년 10월 2일 추석 전날)

여행/산 바다 2009. 10. 8. 22:04


추석 전날이라 이때다 싶어서 관악산으로 향했다. 사실 몇 일 전부터 몸이 좀 안 좋아서 등산으로 몸 아픈것을 떨쳐 버리라 마음 먹었던 터이다.
오늘은 어느 코스로 갈까 고민하다가 5516번 버스(서울대 안쪽 깊숙히 공대 신공관 쪽에서 내려주므로 보다 빨리 연주대 쪽으로 오를수 있다. 서울대 정문쪽 코스는 시멘트 도로라 산행에 독과같은 존재다)가 오길래 그냥 연주암 쪽으로 코스를 정했다. 플로스 팔봉루트.. 그렇다. 오늘의 목표는 말로만 듣던 팔봉능선. 사람들이 '팔봉, 육봉' 하기에 어떤곳인가 궁금했다.

부득이하기에 아침을 걸렀기에 집을 나서면서 사과 하나만 부랴부랴 배낭에 넣었고, 가는 길에는 김밥이라도 사서 연주대 정상쯤에서 먹으리라 마음먹었는데 아뿔사, 집 앞 김밥집이 문을 닫았다. 버스타고 가는 중간에 내려서 김밥사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사과 하나로 버텨보기로 작정했다. 난 초인이 아닌데... ^^;



오늘 코스는 '서울대 신공관 -> 연주대 -> 팔봉 -> 무너미고개 -> 삼성산 밑 거북바위 -> 찬우물 약수 ->민주동산 -> 천주교성지 앞' 이다.


위에 사진은 연주대 위에서 기상대쪽을 향해 사진을 찍은 것이다. 멀리 KBS중계소 안테나가 보인다. 이 사진 찍은 지점에서 사과 한점으로 굶주린 배를 채우고 바로 밑에서 팥이 들어간 아이스바 하나를 사먹고 곧바로 오늘의 하이라이트 팔봉으로 출발했다.


위 사진은 연주암 위쪽 칼바위봉 쯤에서 오늘의 가장 힘든 코스될 팔봉코스를 지나 이르게 될 삼성산 쪽을 찍은 사진이다. 저 멀리 송신탑이 있는 곳이 삼성산 정상이다. 여기선 까마득하다.


팔봉에 왔다는 증거.. -_-; 

<아찔하다. 그러나, 이곳에 올라야 한다. 8봉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유일한 곳.>


위사진은 팔봉정상 국기봉 쯤 될거 같은데 정확히 무슨 봉인지는 모르겠다. ^^; 어찌됬건 이름이 중요한가? ㅋㅋ 그런데 이곳이 팔봉코스 중 가장 위험했던 곳이었다. 사진을 확대해서 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아주아주 가파른 바위를 맨손으로 오르는 것이 보일것이다. 나도 이곳을 오르면서 아차하면 떨어져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어쨌든 무사히 통과. 위 아래쪽 사진은 봉우리를 넘어 반대편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 쪽도 만만치 않다. 여지껏 관악산 코스 중 어린아이를 보지 못했던 유일한 곳이 팔봉 코스였다. 이유를 알만하다. 연주대? 얘들로 넘쳐흐른다. ㅋㅋ                 



위 사진 두장은 팔봉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왕관 바위다. 좀 비스무레하다. 집앞 문방구 아저씨한테서 추천받았던 그곳..^^; 왕관바위는 코스에서 아주 약간 거리상 몇 십미터 옆에 있기때문에 혹시 앞만보고 가면 그냥 지나쳐버릴수 있다.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옆 경치도 구경하고 가자.



드디어 팔봉을 지나 무너미고개로 들어섰다. 위 사진은 무너미고개 중간 어느쯤에서 팔봉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이다. 세어보면 얼추 8봉이 되는 듯 하고 아닌듯도 하고.. 아님 말고... 봉우리 개수가 중요하랴. 팔봉에서 내려와 무너미 고개 올라가기 직전 어느 곳에서 도자기 파편들을 보면서 누가 여기서 술장사를 했나, 아니면 성곽에 옛사람들이 주둔하던 곳인가 하고 막연히 추측만 해보았는데 몇 십분뒤 지도를 펼쳐보니 도요지터라고 되있다. 다음에 들르게 되면 자세히 살펴보고 와야겠다.


위 사진은 삼성산 올라가는 길에 연주대 방향을 보고 찍은 것이다. 맨 왼쪽에 연주대 송신탑과 기상대, 그리고 오른쪽으로 조금와서 KBS중계소 송신탑, 그리고 팔봉이 쭈욱 펼쳐져 있다. 정말 멀리도 왔다. ㅋㅋ


위 사진은 항상 그렇지만 관악산 등반의 중간 휴식지 역할을 하는 삼성산 앞 거북바위. 삼성산과 삼막사가 갈라지는 지점에 있다. 오늘은 중간 기착지가 너무나 멀었다. 이쯤 와서는 배고픔으로 속이 쓰려왔다. 누가 김밥 한 점이라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다음에 누구 배고픈 중생 지나가면 김밥 좀 나눠주소..-_-;
여기서부터 시흥방향 민주동산 쪽으로 갔는데 정말 힘들었다. 가다가 '그냥 거북바위에서 서울대 입구 쪽으로 내려가 버릴걸'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배고프고 힘들고, 이것이 정녕 탈진이란 말인가...



이길이 민주동산 호압사 방향인데, 이 길로 가지 않고, 바로 옆 샛길로 빠져서 삼성산 천주교성지 옆를 지나 천주교 수련원 앞 버스정류장에 도달할 수 있었다. 글로야 쉽게 썼지만 그리 가까운 길도 아니고 허기진 상태에서는 만만한 길도 아니었다. 여담이지만 천주교성지는 조선 19세기 천주교 박해 때 프랑스 신부들이 처형당하고 묻힌 곳 또는 추모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 내 추측이지만 三聖山의 삼성이라는 말도 프랑스 신부 세명의 성인이라는 말에서 따온거 같다. 아마도. 나중에 찾아봐야 겠다. ㅋㅋ


*등산 관련 포스팅*

  • 서울 근교 산 가는 법 - 관악산  http://naturis.tistory.com/169
  • 산에 오르면 좋은 점 http://naturis.tistory.com/252
  • 관악산 코스 모음 http://naturis.tistory.com/319
  • 새로 산 플래시 - 서울반도체 P7 LED 플래시 vs 일반 화이트 LED http://naturis.tistory.com/282
  • 등산화 새로 질렀습니다~ 트랑고 '라커' http://naturis.tistory.com/253
  • 사용될 날만 기다리고 있는 스패츠와 아이젠 http://naturis.tistory.com/246
  • [리뷰] Excruzen Adventure 30Liter 등산배낭 http://naturis.tistory.com/95
  • 나의 허접한 관악산 하이킹 장비 http://naturis.tistory.com/16

오늘 관악산행은 오전 11시쯤에 산을 오르기 시작해서 오후 2시반쯤에야 끝났다. 생각보단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장비의 아쉬움은 조금 남는다. 등산화가 팔봉을 타는 중에 가끔씩은 미끌어지는 등 제 역할을 못했던 듯 하다(사실 한 번의 위기가 있었다. 다행히 다음 동작이 민첩해서 어떤 상처도 안 입었지만. ㅋㅋ)  비싼 등산화는 얼마나 좋은 걸까? 궁금해진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팔봉에 못 가보신 분이 계시면 꼭 가보길 바란다. 팔봉이 힘들었다는 생각은 안 든다. 그러나, 위험했다는 생각은 든다. 부디 조심해서 오르길 바라며 안되겠다 싶으면 무리하지 말고 봉우리를 돌아가라. 특히나 장비(특별한 장비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적어도 등산화만이라도)가 부족하다 싶으면 더욱 조심하길 바란다.

다음에는 오랜만에 북한산에 한 번 가볼까 생각중이다. 근데 너무 멀다.. 버스로 정릉입구에 가는데만 족히 1시간 반은 걸를듯 하다. 어찌됬건 그때일은 그때가서 신경쓰자. the future is not ours to see..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 관악산
도움말 Daum 지도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여행 > 산 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악산 낙성대~연주대~학바위능선~ 서울대입구 코스 (2009년 10월 24일)  (2) 2009.10.26
관악산 등산 - 시흥동 불영사(불영암) 코스 (2009년 10월 18일)  (4) 2009.10.19
10여 년 만에 북한산에 오르다(2009년 10월 10일)  (2) 2009.10.11
관악산 - 8봉 능선에 서다 (2009년 10월 2일 추석 전날)  (0) 2009.10.08
관악산 암벽근처에서... (2009년 9월 26일)  (0) 2009.10.08
관악산에서 헤매다 (2009년 8월 22일)  (0) 2009.10.08
5516, 8봉, 거북바위, 경기도 등산, 관악산, 관악산 산행, 관악산 추천 코스, 국기봉, 기상대, 등산, 민주동산, 산행, 삼성산, 수도권 등산, 여행, 연주대, 왕관바위, 팔봉, 팔봉능선, 프랑스, 하이킹,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 관악산
TRACKBACK 0 AND COMMENT 0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PREV 1 ··· 3121 3122 3123 3124 3125 3126 3127 3128 3129 ··· 3143 NEXT
POWERED BY DAUM & TISTORY | SKIN BY IENDEV | IS Base 0.33
COPYRIGHT ⓒ Naturi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BLOGGER.
Fortune favours the brave.
by Naturis

찾아보기

  • 댓글달기 로그인 풀리는 오류

카테고리

전체글 보기 (3143)
블로그 이야기 (259)
끄적끄적 (226)
블로그 활용팁 (32)
컴퓨터 IT 오디오 (410)
게임 (102)
팁 & 리뷰 (293)
라즈베리파이 활용하기 (9)
펜타프리즘 (1482)
촬영 장비 (23)
사진 (1459)
여행 (312)
자전거 (23)
산 바다 (53)
공원 문화재 (220)
해외 (11)
건강과 다이어트 (96)
문화예술 (389)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320)
책과 음악 (67)
경제 이야기 (40)
재테크 (30)
경제의 이해 (10)
지식 창고 (154)
기상학 (21)
요리 맛집 (9)
우리말 외국말 (28)
목공 DIY (24)
잡상식 잡리뷰 (72)

최근 발행글

  • [영화짧은소감] 1960년작 <일요⋯ (4)
  • 조선왕릉 - 화성 융릉과 건릉 (12)
  • 라틴 밴드 로스 판초스 (Los Pa⋯ (10)
  • 농촌의 잡동사니들 (10)
  • [영화 소감] 내 머리 속의 지우⋯ (11)
  • <영화> 스타맨(1984) & <드라마⋯ (11)
  •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 The M⋯ (4)
  • 겨울 농촌 - 가을의 흔적들 (10)
  • [영화소감] 원더우먼 1984(Wond⋯ (8)
  • [짧은 영화리뷰] 용길이네 곱창⋯ (12)
  • 영화 음악가 헨리 맨시니&존 윌⋯ (6)
  • 미국 올드 팝 싱어 <코니 프랜⋯ (8)
  • <추천 미드> 더 만달로리안(The⋯ (2)
  • [추천 다큐] 마이클 조던: 더⋯ (10)
  • <다큐 영화> 파이어볼 (Firebal⋯ (8)
  • 영화음악가 반젤리스와 한스 짐⋯ (5)
  • 영화 <스탠 바이 미 Stand By M⋯ (8)
  • 영화음악가 블라디미르 코스마(⋯ (2)
  •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 &⋯ (6)
  • 가을 거미&벌집 (10)
  • [영화리뷰] 리타 헤이워드의 <⋯ (6)
  • 시골집 잡동사니 (16)
  • 도나 썸머(Donna Summer) - 디⋯ (6)
  • 이슬 먹은 들꽃들 (7)
  • 옛날 가수 줄리 런던(Julie Lon⋯ (8)
  • 가을 잡풀들 (12)
  • 포르투갈 파두 가수 둘체 폰테스 (8)
  • 꼭지와 바퀴 (10)
  • 평범한 시골집 주변 풍경 (12)
  • 잎사귀 (6)
반응형

최근 댓글

  • 오랫된 영화라 보면 흥미로울⋯
  • 오늘도 추억의 영화 한편을 소⋯
  • 흑백영화의 매력을 아직은 잘⋯
  • 흑백 영화 볼만할듯 .. 리스트⋯
  • 자세히 보면 디테일이 살아있습⋯
  • 넓고 멋지고 디테일한 곳이네요⋯
  • 안내문을 읽는 뒷모습까지 제⋯
  • 수원 화성과 함께 이곳 융릉과⋯
  • 아무래도 도심인 궁궐은 자주⋯
  • 조선시대 왕릉이나 종묘를 가면⋯
  • 기회되면 꼭 가보세요~^^
  • 융릉을 다녀오셨군요 이런 곳을⋯
  • 한많은 생을 마감한 사도세자의⋯
  • 궁궐은 자주 찾는데, 왕릉은 가⋯
  • 잘 보고 갑니다~~~
  • 평상시에는 잊고있다가 조선시⋯
  • 저도 언제 가 봐야 할곳입니다⋯
  • 로스 판초스를 잘 아신다니 반⋯
  • 오랫만에 들으면 더 좋은 노래⋯
  • 사실 다 유명한 노래이고 유명⋯

추천 포스팅

  • - 유전자조작식품(GMO)의 진실
  • - 마약의 중독성과 대마초 합법화
  • - 더블 스피크(doublespeak)와 대중기만
  • - 우울증 - 원인과 진단, 그리고 대처법
  • - 브래지어 종류 및 사이즈 측정법
  • - 생물분류학상 생물분류체계
  • - 대한민국 원자력발전과 위험성
  • - 특수문자 입력 프로그램
  • - 연도표기법
  • - 그래프로 보는 사형제 현황
  • - 토렌트 사용법
  • - 유기농 섬유제품 인증마크 - GOTS,OE
  • - 구름의 종류 : 기본 운형 10종
  • - 간질 발작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법
  • - 설탕중독에 대한 이해
  • - All Tag

방문자 수


TODAY 254 | YESTERDAY 397
02-27 15:36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