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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의 싸이 '라잇 나우'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과 철회 검토를 보며

Naturis 2012. 10. 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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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싸이의 5집 타이틀곡 '라잇 나우(Right Now)'에 내린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을 철회하는 안을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왜 여성가족부는 이 따위 짓거리를 하는 걸까요?

 

1.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은 애당초 왜 했던 걸까요?

여성가족부에선 '라잇 나우'가 청소년들에게 술을 권한다고 판단을 했다는 건데...

가사를 보면

" ~ 인생은 독한 술이고 그래서 예술이고 ~ "

이 부분이 문제였던 건가 본데.... 가사 한번 멋있게 잘 만 만들었는데, 도데체 뭐가 청소년에게 유해 한 것인지..

앞으로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멋지게 술마시면 않되겠습니다 그려... 술마시면 피토하고 죽는 설정으로만 하고요...

 

분명 무슨 위원회랍시고 전문가들이 판정을 내렸을 터인데...

단순 공무원인지는 모르겠으나 전문가 맞으신가요?

전문가면 노래 가사를 지들 맘대로 판단해도 되나요?

노래에 19금이 가당키나 한 건가요? 무슨 유생 할아버지들 결정도 아니고...

그럴바에야 인터넷 신문 하나만 열어도 쏟아져 나오는 19금 광고들이나 규제를 확실히 하던가...  술광고도 전면 금지하고... 

 

2.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철회는 왜 하는 걸까요?

싸이가 '강남 스타일' 로 국제적으로 뜨고, 싸이의 이전 곡 '라잇 나우' 에 대해서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나 봅니다.

그래서 결국 여성가족부, 정확히는 여성가족부 음반심의분과위원회에서는 결정을 철회하는 쪽으로 판단을 내릴 거라는데...

여성가족부에서는 “올 1월, 재심의제도 시행에 맞춰 재심의를 신청하도록 싸이의 소속사에 안내했으나 신청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검토과정에는 지난 1월 재심의 신청이 이뤄지지 않은 곡들 중에서도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취소여부 검토가 필요한 곡이 있다는 의견이 반영됐다”고  해명을 합니다.

정말 싸이의 소속사에 안내했는지 확인할 수는 없으나 재심의 제도는 이미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청소년보호법 12조 3항을 올 1월에 개정했구요. 

제9조(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 기준)

① 청소년보호위원회와 각 심의기관은 제7조에 따른 심의를 할 때 해당 매체물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하여야 한다.

1.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

2. 청소년에게 포악성이나 범죄의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

3. 성폭력을 포함한 각종 형태의 폭력 행위와 약물의 남용을 자극하거나 미화하는 것

4. 도박과 사행심을 조장하는 등 청소년의 건전한 생활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것

5.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과 시민의식의 형성을 저해(沮害)하는 반사회적·비윤리적인 것

6. 그 밖에 청소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명백히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것

② 제1항에 따른 기준을 구체적으로 적용할 때에는 사회의 일반적인 통념에 따르며 그 매체물이 가지고 있는 문학적·예술적·교육적·의학적·과학적 측면과 그 매체물의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③ 청소년 유해 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심의 기준과 그 적용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2조(청소년유해매체물의 재심의)

① 매체물의 제작자·발행자나 유통행위자는 제7조에 따른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심의·결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 심의·결정의 결과를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재심의를 청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재심의 청구는 제7조에 따른 심의·결정의 효력 및 제21조에 따른 청소년유해매체물 고시 절차의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

③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재심의 청구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의·결정하여 그 결과를 청구인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다만, 30일 이내에 재심의 결정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30일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개정 2012.1.17>

④ 제1항에 따른 재심의 청구 및 결정 등에 필요한 사항은 여성가족부령으로 정한다.

 

여성가족부의 해명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확인할 수는 없으나 (원래 이런 재심의는 신청이 없으면 이뤄지지 않는게 법적 상식입니다 ) 이번 싸이의 흥행 효과로 인하여 일련의 곡들중에서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취소여부를 검토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싸이의 곡만 철회할 수는 없으니까 다른 곡들도 몇 곡 끼워넣어 덤으로.. 

참고로, 해당 법조항 청소년보호법 제20조(청소년유해매체물의 결정취소)에 의하면 청소년유해매체물이 더 이상 청소년에게 유해하지 않다고 보일 경우 청소년보호법 제7조에 따라 결정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법조항이 좀 웃깁니다.. 노래가사가 마치 환경오염물인냥 시간이 지나면 오염물처럼 씻겨나가는 건가요?

 

이전에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은 전문적인 결정이 아니고 공무원인지 전문가들인 모를 그 위원회 위원들이 주사위 던져서 결정하던가 개인적 기호에 의해 결정한 건 아닐까요?

이랬다 저랬다는 단순히 보다 합리적 결정을 내리기 위한 재고일까요?

정말 문제는 판단의 잘잘못 보다는 싸이가 국제적으로 유명해져서 소위 떴기 때문에 이런 결정 철회를 고려해보는 여성가족부의 사고방식이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한마디로 여성가족부는 판단의 잣대마저도 휘 바꿀 정도로 판단 능력도 없다는 것.. 생각이 없는 분들이 무슨 판단을 하겠다는 건지... 특정인들이 국민의 사고를 대신할 자격이 있기나 한 겁니까...

그럼 유명하지 못해서 청소년유해매체물에 걸려 있는 저작들은 어떡하라고...  힘이 있어야 부활도 가능한 건가요..

여성가족부에서 심의와 재심의를 거치는 동안 피해를 본 제작사와 음악인들에게는 보상을 할건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보상을 떠나서 예술가에게 심의란 창작의지를 꺾고 작품을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것도 문제고요..

노래가사에서 재심의 라는게 보통은 가사를 수정해서 다시 하는 거거든요. 아마 다음에 가사를 쓸때는 작사가는 '인생은 독한 술' 대신에 '인생은 독한 빵' 이라고 미리 수정해서 내 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3. 덤으로... 여성가족부의 설립목적과 주요업무는?

문득 여성가족부가 하는 일이 궁금했습니다.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보니 아래와 같은 내용이 실려 있네요..

 

뭐랄까... 주요업무가 다른 행정각부와 좀 겹치는 느낌...

인권위,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 행정각부에서 할 일을 여성과 청소년에 관한 업무만 뽑아서 따로 또 여성가족부를 만든 느낌입니다.  공무원 수만 늘린 정도?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아마도 남성들?)이 많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여성가족부의 존재를 한시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시적이란 좀 애매하지만 여성의 권위가 충분히 이뤄져 존재 가치가 적어질때까지..

일단 부서를 만들면 폐지는 힘들어지므로 여성가족부 존치를 특정 기간 예를들면 10년으로 못 밖고 그때가서 존치 여부를 결정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10년내에 성과를 내야하는 동기부여도 되고요..  

 

그런데 이번 '라잇 나우' 에 대한 심의는 "유해환경으로부터의 청소년 보호" 라는 주요업무 속에서 이뤄졌던 것 같은데, 그 유해환경이란게 너무 자의적이라서 문제죠.. 걸고 넘어지면 끝도 없어요... 그래서 법은 두리뭉실하게 만들면 악법이 되버리는 거구요...

제가 보는 가장 큰 유해환경은 학교 그 자체가 아닐가 싶습니다... 입시, 성적, 성과(아마도 학교와 교직원의 성과?) 위주의 학교가 그 근원 아니었던가요? 여성가족부가 유해매체 단속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건전한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된 교육을 하도록 하는 정책 시행 의지가 더욱 중요해 봅니다만...

예술창작물에 대한 심의다 해서 사사건건 예술활동 간섭하며 세금지출하려고나 하지말고 학생들이 정작 배워야 할 거나 제대로 가르쳐주면 않될까요?

 

추석연휴는 잘 들 보내고 계신건지... 끄적끄적 몇 자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