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있지 도전은 못하고 막상 맘먹어도 쉽지 않았던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일단은 의욕은 있었으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계획 취소를 여러번 했다가 안되겠다싶어 무모하게 객기 부려 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운전거리... 3시간 30분 걸립니다. 못해도 오전 9시에는 지리산 중산리 주차장까지 도착해야 충분히 하산할 수 있기 때문에 5시에는 떠나야 했습니다. 다행히 5시40분쯤 출발해 바삐(?) 운전하여 3시간만에 도착.
산행시간... 평균 9시간은 잡아야 합니다.. 코스는 중산리주차장에서 순두류까지 버스 10분 이동후 정상 천왕봉까지 가서 장터목을 거쳐 중산리 주차장으로 하산...
현실에서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한숨도 못자고 정말 한숨도 못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대충 씻고 운전대를 잡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운전중 졸리지는 않아서 졸음 운전은 안했습니다. 한숨도 안자고 지리산에 가야한다는 점이 최대의 무모함.. 당일 코스로 하산후 바로 운전해 귀가해야한다는 점에서 무서운 객기.. 그래도 이렇게라도 안하면 지리산 못갈것 같았어요 ㅠㅠ
중산리주차장입니다. 8시50분쯤 사진이고 평일이라 자리는 많았어요.
중산리 주차장에서 바로 정상까지 갈 수 도 있으나 약간이라도 피곤함을 덜고자 순두류로 버스로 이동. 꼬불꼬불길로 대략 8분 걸렸습니다.
순두류에서 등산 시작.
순두류 도입부 산행길은 아주 평평...
조금씩 가팔라지지만 아직까진 평평.. 수월한 산행..
로타리 대피소에 도착했는데 공사중이었습니다. 아마도 올해내내 공사할 듯 합니다. 앞에 보이는 문 안으로 들어가면 화장실 이용가능합니다. 왼쪽 정상 코스로 몇 십 미터 올라가면 식수도 이용가능합니다.
몇 분내에 법계사 도착...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등산같은 코스가 시작된다고 보면 됩니다.
맞뵈기로 계단이 시작되고..
바위도 좀 오르고.
산행에서 다들 힘들다고 하는 너덜바위 비스무리한 것도 시작되고.
개선문도 나오고...
죽은 구상나무(?)도 좀 보이고...
살아있는 구상나무(?)도 좀 보이고..
본격적으로 정상도전이 시작됩니다. 어느 순간 그늘도 별로 없어져요. 여름이라 더운데 앞에서 말했듯이 전날 한숨도 못잤으니 힘든건 둘째치고 졸려죽겠더군요.. 잘 가다가 너무 졸려서 그늘있은 바위찾아 들어 눕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힘들어서 뻗었나보다 싶었겠지만 사실은 너무 졸려서 좀 누웠어요 ㅎ 그렇게 오르다 두어번 들어누워 십분이라도 잠깐 조는둥마는둥 있다 다시 일어나 정상을 향했습니다.
경치는 좋은데 그만큼 날은 덥다...
천왕샘하단 이란 곳입니다. 여기부턴 정상 천왕봉 코앞.. 말만 코앞.. 더더 힘들어진다는 얘깁니다.
저멀리 정상이 보이고 마지막 계단도 희미하게 보입니다.
구름만큼 높이도 올라왔네요.
마지막 계단 시작...
계단의 끝이 가까워 옵니다. 올라가는데 앞에 가던 두분 몇 계단 오르다 쉬고 쉬고 그럽니다. 저는 그정도는 아니라 좀 힘내서 두 분 제끼고 정상에 오름.. 쓸데 없는 호승심 ㅎㅎ... 순간 힘이 나고 독한 놈이 됬어요... 정상 오니까 순간 힘이 나서 부근 바위를 펄쩍펄쩍 뛰어다님.. 지속시간은 5분... ㅎ
정상입니다. 대략 12시반쯤. 내인생 최고봉 1915m 를 찍었네요. (한라산은 정상엔 안가고 영실코스기 때문에 대략 1700미터 쯤 됬을 듯)
평일인데도 사람 꽤 있었습니다. 국립공원은 보통 평일이라도 사람 많은 편인데 휴일엔 미어터지겠죠ㅋ
정상 부근은 바람이 시원했습니다. 좀 있다 왔어야 했는데 장터목을 거쳐 중산리로 하산해 귀가하려면 마냥 쉴 수 만은 없었습니다.
장터목 가는 길... 능선이지만 오르락 내리락 해서 생각보다 쉽기만 한 길은 아니었습니다. 생각보다 멀기두 했고요. 정상에서 장터목까지 1.5km 정도고 대략 1시간 거리라고 보면 됩니다.
지라산 마천방향인것 같습니다. 어딘가 칠선계곡일지도..
장터목 방향으로 한참 내려보다 정상 올려다 봤는데 쭉 이어지는 사다리도 보이고 이쪽에서 올라가는 것도 좀 지옥길일듯 싶네요. 내려올땐 쉬웠는데요 ㅎ
제석봉 방향으로 가는길..
제석봉입니다. 정상은 출입이 안되고 그냥 옆길을 지나갑니다. 제속봉 근처가 이쪽 길에선 경치가 제일 좋았습니다.
제석봉...
장터목 대피소입니다. 지리산 종주라도 한다면 여기서 쉴만도 한데 저는 식수만 보충하고 쉬지도 못하고 그냥 내려왔습니다. 한여름이라 그런지 화장실 냄새가 좀 심해서 물도 못 버리고 그냥 내려왔습니다. 중산리 주차장까지는 5.3 km 이상..
장터목에서 중산리 내려가는 초반 길은 무척이나 경사지고 바위계단이라 내려가기도 쉽지않은데 올라올땐 더 힘들었을 듯 합니다.
아,, 아직도 4.8km 남았습니다.
장터목에서 중산리까지는 물이 있는 계곡이라 전날 내린 물소리를 들으며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하산길은 길지만 다행히 대부분 그늘길이었습니다.
잠시 물에 발 담그고 싶었지만... 한가롭게 그럴 시간이 없었어요.. 오후 6시까지는 내려가야 된다 싶었거든요. 그래야 집에 밤 9시반에 도착할 수 있을 듯....
이런 기원의 탑들이 무더기로 있는 곳을 지나서...
조리대가 있는 길을 지나니 거의 다왔다 싶었지만 그래도 한참을 내려오며 오후 6시 20분쯤 등산 종료.. 대략 9시간 10분정도의 산행시간..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후.... 바로 운전을 시작 집에 오니 밤10시 30분쯤... 졸리면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고 중간에 자동차 네비가 반란을 일으키고 핸드폰 배터리도 나가서 대체 네비도 이용할수 없어서 대전시내를 한참 빙빙돌다왔습니다 ㅠㅠ 그렇게라도 무사히 집에 도착..
객기 안 부렸으면 계속 미뤘을 지도 모를 지리산 정상도전... 다음엔 또 갈 일 있게죠. 언젠간.
젊은 땐 높은 산 안가더니 이제야 몰아쳐 오른다는게 우습기도 한게, 더 나이들면 못 오를까 걱정이 되는 것도 있습니다.
어쨌든 낮은 산 오르다보면 높은 산도 오를 수 있게 되고.. 하다보면 다 되더군요... 적어도 산에 오를때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는 산에 안오른다는 생각은 해본적 없었으니 제대로 되찾은 취미인것 같기도 하고... 이번엔 등산중독인가 봅니다...
'여행 > 산 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산반도 국립공원 : 내변산-직소폭포-관음봉-세봉 코스 (8) | 2025.06.30 |
---|---|
월악산 제비봉 (7) | 2025.06.28 |
소백산 국립공원 - 어의곡환종주 코스 (10) | 2025.06.20 |
충북 영동,금산의 천태산 (8) | 2025.06.18 |
용인 법화산 (6) | 2025.06.17 |